“농어촌 고소득 IT로 일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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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도덕면 가야리에서 1만5000여평의 유리온실에 파프리카와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김종율(58) 씨.

 그는 집 안에서 유리온실의 습도와 온도, 작물의 상태 등을 꼼꼼히 살핀다. 컴퓨터로 유리온실의 모든 시스템을 자동 조절하기 때문이다. 김 씨가 지난해 설치한 유리온실에는 무선 기상센서가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각종 설비를 자동 제어한다. 토양의 온도와 습도, 유기물 함량 등의 토양환경도 진단해 적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첨단 시스템을 도입한 그는 올해 지난해보다 매출이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씨는 “보통 비닐하우스를 하면 매일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작물의 성장상태 등을 살펴야 하는데 한 순간이라도 방심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설치한 최첨단 시스템으로 이제 여유롭게 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원격관리시스템과 전자태그(RFID) 등 최첨단 IT 기반의 기법이 속속 보급되면서 농업과 어업에서도 IT융·복합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가 그동안 시범적으로 진행한 농업의 IT융·복합화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IT의 사각지대인 농·어업에도 바야흐로 유비쿼터스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농·어업의 IT융·복합 사례는 대략 10여 가지다. 경기도 안성에선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을 활용해 버섯의 배양과정 등을 정밀 제어하고 이력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충북에서는 고추(브랜드명 고추잠자리)의 작황정보와 고춧가루 종합처리장의 시설환경제어에 IT를 도입하고 있다. 또 전북 순창에서는 전통식품인 고추장의 가공 및 숙성과정에 RFID·USN이 활용돼 품질의 표준화 및 고급화가 시도되고 있다. 경남도에서는 RFID를 활용한 양돈 개체관리 및 자동선별시스템이 구축돼 노동력 절감효과를 얻고 있다.

 충남도는 유비쿼터스 IT을 활용해 주변 관광지 등과 연계한 농촌체험 정보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전남 해남 옥천농협은 농협 미곡처리장에 IT를 도입해 쌀의 건조와 저장, 가공 과정이 첨단으로 관리되고 있다. 경북 사과연구소는 화상인식기술을 활용한 병해충 정보수집 및 농가별 맞춤형 방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어업 분야에선 제주도가 수산물 양식환경 원격제어 및 이력정보 제공에 IT를 도입했다. 경남 통영시는 수산물 생육환경 모니터링 및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농·어업의 IT 융복합화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 해외 각국과 잇따라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위기에 처한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유통·판매 과정의 첨단화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 고수익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순천대 친환경축산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양철주 교수(동물자원학과)는 “IT와 농·어업의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경우 우리나라 농어업에 강력한 성장엔진을 달아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각 대학과 연구소가 활발하게 연구·개발 및 기술 이전을 하고 있어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