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무인헬기 장비 국산화 `저공비행`

 병해충 방제에 쓰이는 농업용 무인헬기 시장에서 국산품 비중이 턱없이 낮아 보급 확산에 심각한 걸림돌로 지적된다.

 벼농사에서 가장 힘든 작업은 병해충 방제다. 모내기나 수확작업은 기계화가 많이 됐지만 더운 여름에 방제복을 입고 독한 농약을 뿌리려면 고통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무인헬기를 이용한 방제작업이 국내에 도입되어 농민들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원격으로 조정되는 무인헬기는 하루 10만평의 논면적에 고른 농약살포가 가능하다. 사람 20명의 방제작업을 무인헬기 한대로 대체하는 셈이다. 비용면에서 무인헬기 방제서비스는 일꾼을 고용하는 것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이 같은 장점에도 우리나라의 농업용 무인헬기 보급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농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벼 재배면적에서 무인헬기를 이용한 방제비중은 한국은 1%, 일본은 45%에 달한다. 농업용 무인헬기의 보급댓수도 한국은 82대, 우리보다 논 면적이 3배 넓은 일본은 2500여대에 달한다.

 농사일에 유용한 무인헬기 보급이 더딘 이유는 값비싼 일제장비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서 운영 중인 농업용 무인헬기 중에서 75대는 일본 야마하 제품이고 여타 7대만 국산이다. 유콘시스템, 한성티앤아이, 원시인 등 항공벤처 기업들이 농업용 무인헬기 국산화에 나섰지만 20년이 넘는 생산노하우를 지닌 일제 헬기에 비해 아직은 완성도가 떨어진다. 일제 야마하 무인헬기의 판매가격은 대당 2억원으로 국산 헬기보다 5000만원 가량 비싸다. 일본 농민들이 현지에서 구입하는 무인헬기 가격과 비교하면 두 배나 높아 한국 농민만 바가지를 쓴다는 비판이다.

 외산부품의 교체, 정비에 따른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농촌 노령화에 대비하여 지자체와 농협이 절반씩 비용을 부담해서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500대의 농업용 무인헬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목표는 국산 무인헬기의 가격, 기술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공염불에 그칠 전망이다. 농진청도 값비싼 일제 무인헬기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계획달성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유콘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국산 무인헬기의 원가를 낮추기엔 생산물량이 미미하고 일본과 기술격차도 단시일내 극복하기 어렵다”며 “농업용 무인헬기 내수시장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