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 앞두고 화물운송업계 ’고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화물 운송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화물운송업계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운송기능은 수행치 않고 위·수탁 관리비만 징수하는 운송업체를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다단계 화물운송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은 소유하지 않은 채 중간 관리비만 징수하는 업체들이 설 자리를 없애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정부는 화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운송업자가 자체 보유한 차량으로 직접 운송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화주 물량의 30%에 대해 직접 운송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행 1∼2년 후 단계적으로 10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화물정보망’을 통해 위탁 운송업자를 공개 입찰하는 경우 직접 운송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인증한 화물정보망을 통해 제3자에게 화물 운송을 공개 위탁하는 경우 그 투명성을 인정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화물운송업계 IT부문도 화물정보망 구축의 이해득실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운송업체가 직접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방법과 전문 업체의 시스템을 위탁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을 인정하고 있어 업체들은 이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는 입장이다.

◇독자 구축 vs. 위탁 운영=화물정보망은 화주와 위탁업체간 공개 입찰 및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현재 일부 화물운송 업체를 중심으로 ‘화물정보망’ 구축에 대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고민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고민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운송업계 한 IT 담당자는 “영업정보 보안 등을 고려해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자체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자체 시스템 구축비용과 운영인력이 부족한 영세 운송업자들의 경우 위탁 운영자의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이렇다 할 위탁 운영자가 없기 때문에 케이엘넷과 같은 기존 물류 네트워크 사업자가 화물정보망 시스템의 위탁운영을 위한 사업자로 진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신규 사업자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업체들은 시스템 구축 비용과 운영 효율, 영업정보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향후 방향을 결정한다는 추세다. 단 영업정보 보안에 대한 문제가 커질 경우 설령 비용 투자가 많아지더라도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운송업체들은 현재 국회상정을 앞두고 있는 개정안이 9월에 상정된다 가정해도 시행까지의 간극과 유예기간 등을 고려해 섣불리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 보다 개정법의 국회 통과 여부 및 추이를 지켜본 후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세방의 경우 올초 법 대응을 위한 TFT를 조직했다가 법안 통과가 올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최근 관련 논의를 보류한 상태다. 개정안 국회 통과 후 화물정보망 시스템 구축에 대한 구체적 시행령이 나오면 빠른 시일 내 자체 시스템 구축에 돌입할 태세다. 법 대응을 위해 이미 자체 시스템 개발 및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윤태혁 CJ GLS 정보전략팀장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대응을 위해 현재 협력업체들과 차량 정보를 공유하고 배차 업무를 할 수 있는 수송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표준화 등 과제 산적=정부는 이들 운송업체들의 투명성있는 관리를 위해 별도의 ‘화물운송 실적관리시스템’도 구축해 업체별 운송 및 주선실적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렇듯 정부는 정보 공개를 통한 투명성 강화를 화물정보망으로 구현하겠다는 복안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윤남 EXE C&T 이사는 “공용의 화물정보망이 운영된다 가정해도 정부가 제시한 직접 운송비율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관계 증명 또한 쉽지 않다”면서 “운송업체마다 각기 다른 관리 기준을 표준화해 시스템화하려면 막대한 양의 표준화 작업이 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최대 40%에 이른다는 중간 마진 구조의 개혁 등 근본적 대안 제시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