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뉴IT, 신시장을 열다-이 시장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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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세계 각국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

 # “옛날에는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게 당연했지만, 인터넷서점이 등장했다. 다시 전자책이 등장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60초 이내에 책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방한시 IT시장의 미래를 얘기하며 김종훈 벨연구소 사장이 예로 든 ‘킨들(Kindle)’에 대한 부분이다. 킨들은 2007년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다.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킨들은 요즘 나의 새로운 애장품”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뒤를 이어 소니·삼성전자가 각각 ‘리더’ ‘SNE-50K’ 등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고, 아수스와 아이리버도 가세했다.

이미 ‘e북(전자책)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반디앤 루니스·리브로 등 세계적인 서점들도 가세할 전망이다.

2013년 세계 전자책 시장 규모는 8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18억달러에서 매년 37.2%씩 성장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하는 세계 시장에서 연평균 37.2% 성장 예측은 다른 세상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린다. 새로운 성장산업의 힘이다.

일반 휴대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도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5월 중국이 3세대(G) 이동통신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세계 이동통신은 3G로 완전히 옮겨갔다. 이미 3G 서비스를 시작한 선진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 3G를 잇는 4G 이동통신사업에 본격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3G 전환이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휴대폰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애플·리서치인모션(RIM)·HTC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휴대전화 빅5 구도까지 재편될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2015년이 되면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지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산업에서 점점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등장과 앱스토어 출현 이후 모바일산업의 무게중심이 기기(Device)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 MP3플레이어·디지털 카메라·TV 기능을 갖춘 휴대폰(스마트폰)이 최첨단 소프트웨어로 무장하면서 비즈니스 컴퓨터, 인터넷 라우터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애플의 앱스토어는 6만5000여개의 응용프로그램 등록, 15억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만 2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앱스토어의 등장은 IT산업의 중심축이 단말기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무수한 개발자가 참여, 단말기와 네트워크에서 구현할 수 있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기능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선택만 하면 된다. 모바일기기의 확산은 그동안 MS가 쥐고 있던 컴퓨터 운용체계(OS) 시장까지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디바이스의 변화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산업도 새로운 시대로 이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ED TV가 TV 시장 판도를 주도하고 있고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도 그동안 LCD가 주류를 이뤘으나 이제는 능동형 유기 발광다이오드(AM OLED)가 늘고 있다.

또 종이처럼 구부려 가방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제품도 나와 있다. 이처럼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제품도 크게 늘어나고 디스플레이시장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양한 디바이스의 등장은 콘텐츠 시장의 급성장도 예고한다. IPTV의 등장으로 새로운 제작 및 유통 채널을 마련한 콘텐츠 산업 활성화가 예상된다. IPTV 자체도 산업적으로 가입자를 늘려가며 공공 서비스와 영상회의·원격진료·t커머스 등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28일 발간한 ‘SERI 보고서로 읽는 미래산업’이라는 책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경제 질서의 대변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산업계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량 생산으로 대표되는 20세기 체제가 종언을 고하고 새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따라서 경제 위기 이후 펼쳐질 산업 판도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지도를 그릴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새 패러다임을 앞서 찾아내고 그에 적응하는 기업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고 그 향방에 따라 국가경쟁력도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산업을 찾기 위해 분주한 이유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