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광역경제권 성공전략 `클러스터`](https://img.etnews.com/photonews/0911/200911150040_15053848_1006086415_l.jpg)
상하이, 항저우 등 16개 공업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장강삼각주는 오늘날 중국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러 성과 도시들이 뒤섞여 이해관계가 복잡할 만도 한데, 도리어 지방정부들이 대승적 합의 속에 ‘장각삼각주 일체화 계획’을 수립하고 빠르게 경제통합을 이뤄가고 있다. 우리나라 GDP 규모와 맞먹는 광역경제권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기반경제시대에 세계화와 함께 나타나고 있는 주요 특징이 지역의 광역화다. 선진국들은 이미 광역경제권 중심의 지역발전 전략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영국에서는 1998년부터 지역개발기구(RDA)를 축으로 한 12개 광역경제권 체제가 자리잡았다. 프랑스도 최근 22개 레지옹을 6대 광역권으로 개편했다.
광역경제권을 도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성장 효과를 확산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 연계통합을 통해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도 5+2 광역경제권을 축으로 하는 지역발전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특성화된 지역발전과 지역주도의 발전체제, 그리고 지역 간의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발전을 목표로 한다.
광역경제권 정책의 성패는 우리 경제의 핵심 기반인 산업단지 중심의 지역산업 발전전략과 산업단지들을 연계한 광역 클러스터의 육성에 달려있다. 이는 산업단지를 떼어놓고는 우리 경제의 성장을 논할 수 없는 한국적 현실에서 비롯된다.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산업화 초기부터 개별입지보다는 관련 산업을 집적시킨 산업단지형의 개발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지방 산업단지가 단순 제조 기능에 머물러서는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서울 본사나 외국에서 주문받은 대로 열심히 만들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스스로 R&D에 바탕을 둔 독자 제품을 확보해야 한다. 적극적 해외 마케팅에 나서지 않으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후발 개도국 기업에게 패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기존의 제조업 기능에 지역의 대학, 연구소를 연결해 산학연관의 협력과 기술개발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12곳의 산업단지에 국한된 사업대상의 공간적 제약이 클러스터 순기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행정구역별로 획일화된 사업 대상지역은 기업 간 연계와 협력의 장애물이었다. 이를테면 구미의 휴대폰 조립, 대구 성서의 휴대폰 부품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마산 노키아의 휴대폰 조립 공장들이 모두 광역권으로 연결되어야만 명실상부한 모바일 클러스터가 될 수 있는 이치다.
산업단지 중심의 광역클러스터 육성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무엇보다 지역 간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협력적 거버넌스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개별지역정책이나 각 부처의 관련정책도 광역의 큰 틀 속에서 상호 연계돼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참여주체들의 협력과 열린 자세도 절실하다. 거점단지와 연계단지 간의 기민한 협력도 수반돼야 한다.
광역경제권 정책을 추진 중인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산업클러스터가 광역경제권 형성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광역경제권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바로 광역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박봉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bongkp@kicox.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