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테크] 차세대 낙하산 시스템 그리폰

 ‘제트맨’이나 ‘퓨전맨’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출신 모험가 이브 로시는 지난해 9월 등에 날개를 달고 영국 해협 횡단에 성공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제트 추진 날개를 달고 프랑스 북부 연안을 출발, 총 35㎞를 비행해 영국 도버에 착륙한 것이다. 프랑스 연안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이륙한 뒤 2500m 상공에서 뛰어내린 그는 10분도 안돼 영국 해협을 건넜다.

 이런 ‘인간새’ 낙하산이 머지 않아 낙하산병들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특수낙하산 전문 벤처기업인 슈펠코는 최근 그리폰(Gryphon) 차세대 낙하산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리폰은 주로 특수부대가 실시하는 공중침투용 낙하시스템으로 소음이 없고,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아 적지를 관통해 착륙이 가능하다.

 또 100㎏의 장비를 장착하고도 1만m 상공에서 강하하면 40㎞를 시속 100㎞ 속도로 활공할 수 있다. 헬멧에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있어 조종할 수 있고 목적지의 정확한 좌표와 위치 파악이 가능하도록 자동비행장치와 항법시스템도 장착했다.

 무엇보다 대형 수송기가 적의 레이더 탐지 및 공격을 받지않는 높은 위치에서 낙하산병을 낙하시킬 수 있고 기존 낙하산보다 하강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적에게 탐지될 확률도 대폭 줄어든다.

 그리폰은 탄소섬유로 제작됐고 무게는 30㎏이다. 66개의 모듈로 이루어진 18개의 각 시스템이 결합돼 있다.

 현재는 낙하산병이 직접 조종하는 방식으로 개발됐지만 향후 전자동 조작방식으로 자동항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슈펠코는 앞으로 이 특수 낙하산에 소형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다. 엔진의 힘이 더해진다면 최대 90㎞까지 낙하산을 타고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숙제도 많이 남아 있다. 그리폰만으로 안전하게 지상에 착륙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슈펠코 측은 관련 장치가 순조롭게 개발되면 수년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