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선인터넷망인 `와이 파이(Wi-Fi)`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 최대 통신사업자인 AT&T는 지난해 자사 고객들의 `와이 파이` 접속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8천5백50만건에 달했다고 지난 25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2009년 후반기에 갈수록 `와이 파이` 접속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4분기 `와이 파이` 접속은 총 3천5백30만건으로 상반기 전체 접속 건수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와이 파이` 접속건수는 1천만건이었다.
최근 AT&T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최근 30일 동안 `와이 파이`를 4회 이상 접속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에서 `와이 파이` 서비스를 인지하고,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한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와이 파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넷북이 보급 확대되고 있는 것도 `와이 파이` 트래픽 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파악된다.
AT&T는 앞으로 자사의 `와이 파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T&T 고객들은 현재 `와이 파이`를 지원하는 17종의 스마트폰과 ‘통합형 단말기(넷북과 ‘3G 랩톱 커넥트 카드’ 내장 제품)‘를 통해 `와이 파이`를 접속하고 있는데 지난해 `와이 파이`접속건수의 61%가 이들 단말기를 통해 이뤄졌으며 이 수치는 더욱 증가해 지난 4분기에는 72%에 달할 정도였다.
AT&T가 애플이 27일(미국 현지 시간) 공식 발표할 예정인 태블릿 PC의 협력 통신사업자로 확정될 경우 애플의 아이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PC를 통해 `와이 파이`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래저래 AT&T의 `와이 파이`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T&T는 무선 랜사업자인 ‘웨이포트’를 수년전 인수해 현재 미국 전역에 2만개에 달하는 `와이 파이` 핫스팟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반즈앤 노블,맥도널드 등 매장에서 자사 유무선 광대역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와이 파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맥도널드가 미국내 1만 1천곳의 자사 매장(AT&T 핫스팟 존)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2시간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키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와이 파이`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도 대용량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나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와이 파이`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 `와이 파이` 존(Zone)을 찾아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경우 3G 이동통신 요금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속도도 3G 이동통신 서비스 보다 훨씬 빠르다.
AT&T `와이 파이` 핫스팟에서 무선 인터넷을 접속할 경우 초당 10Mbit에서 100Mbit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데 비해 AT&T의 3G이통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역마다 다소 편차가 있지만,뉴욕과 댈러스가 각각 초당 246Kbit와 428Kbit 수준이다.`와이 파이`가 3G 이통 서비스 보다 훨씬 빠르다.
AT&T는 앞으로도 `와이 파이` 네트워크를 앞세워 고객 유치전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2만개에 달하는 `와이 파이` 핫스팟을 구축하고 있는데, 향후 애플 태블릿까지 보급하려면 `와이 파이`의 확충이 더욱 필요하다. 더군다나 태블릿은 스크린이 아이폰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이나 고화질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고속의 데이터 전송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이 AT&T의 통신 서비스에 불만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난제다.
3G이통 서비스 보다는 `와이 파이`를 통해 인터넷을 접속하는 게 태블릿 사용자 입장에선 훨씬 유리하기때문에 수요는 늘어날수 밖에 없다. AT&T가 이번에 `와이 파이` 사용자 리포트를 공식 발표한 것도 애플의 태블릿 PC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와이 파이`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AT&T의 최대 경쟁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움직임도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버라이즌은 애플의 아이폰과 태블릿PC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애플과 협상해 왔다. 이들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려면 대역폭이 넓은 `와이 파이`네트워크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버라이즌은 무선랜 사업자인 ‘보잉고(boingo)와 제휴해 자사의 광대역 서비스인 `FioS` 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HSI) 가입자들에게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앞으로 자사 넷북 가입자를 중심으로 `와이 파이` 사용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버라이즌이 아이폰과 애플의 태블릿까지 취급한다면 `와이 파이`의 보급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판이다. 현재 보잉고는 미국 전역에 3만개의 `와이 파이` 핫스팟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선 케이블TV사업자들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와이 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와이 파이`를 둘러싼 통신,방송 사업자들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