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재산업으로 `부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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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자국 제조업의 자존심 소재 산업을 통해 다시 한번 부활을 꿈꾸고 있다.

2일 니케이비즈니스와 현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소재 산업은 미래 친환경·신에너지 산업의 근간인 혁신 소재 개발에 소리없이 매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또 한차례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행보다. 장기 불황과 엔고, 한국·중국 등 후발 국가들의 추격 속에 얼마 전 도요타·혼다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일본 제조업의 몰락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일본 소재 기업들의 앞선 사례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뒷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친환경차 고부가 소재=지난해 미국 오바마 정부는 24억달러(약 2조7900억원)를 투입하는 전기차 지원 사업에 일본 업체로는 유일하게 토다공업을 포함시켰다. 일본 도다공업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소재인 정극재를 가장 잘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로 꼽혔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정부가 직접 연락을 취해와 도움을 요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도다공업은 현지 공장 건설 비용 7000만달러(약 810억원) 가운데 절반을 지원받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전통적인 식품 소재 기업인 다이요화학은 아이스크림 제조 기술을 발전시켜 친환경차용 연료전지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마법의 가루’를 개발했다. 도요타 중앙연구소, 와세다대학 등과 협력, 계면제어 기술을 활용해 입자의 크기를 제어함으로써 다기능 나노재료인 ‘마소포라스시리카’를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도레이는 미래 친환경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경량 차체용 탄소섬유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 탄소섬유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친환경성이다. 도레이의 전통적인 필름 기술과 탄소섬유를 부품 형상으로 만들 수 있는 사출 기술을 결합하면 자동차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70%를 차지하는 도장 공정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래 에너지 소재=‘인공태양’이라는 별칭의 차세대 원자로인 핵융합 기술은 모든 선진국들이 실용화에 사활을 거는 분야다. 일본 도요탄소는 1억℃ 이상의 초고온 에너지가 발생하는 핵융합로의 노벽제로 사용되는 ‘동방성 흑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방성 흑연은 초고압의 성형 과정과 꼼꼼한 온도 관리, 각종 검사 후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무려 68개월이나 걸리고 투입되는 전기량도 막대하다. 아무도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사이, 60년 이상의 동방성 흑연 기술을 보유한 도요탄소는 오는 2013년 중국에서 세계 처음 고온 가스로를 가동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상사는 최첨단 나노 소재로 폭넓은 활용도를 지닌 ‘구상탄소분자’의 실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상사의 장점을 살려 특허를 사들인 뒤 지난 2003년부터 세계 처음 구상탄소분자의 양산에 성공했다. 앞으로 대규모 양산 투자가 이어질 유기박막 태양전지 시장에서 엄청난 수요가 예상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