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Analysis - 금융권 IFRS시스템 구축 현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은행권 IFRS시스템 구축 진행 현황

국내 금융사들이 속속 한국형 국제회계기준(IFRS)시스템을 가동하고 본격적인 운영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금융권의 IFRS시스템 구축 움직임은 가장 먼저 은행권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8년 4월 국민은행이 200억원 규모의 IFRS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에 나서면서부터다.

국민은행을 필두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은 은행권 IFRS시스템 구축 사업은 외환은행이 같은 해 10월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1월에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확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 IFRS시스템 구축이 시작된 시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슈가 있었다.

우선 무엇보다도 시스템 구축에 앞서 달라진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기존 회계 프로세스나 회계기준을 모두 변경해야 했는데 이를 어떻게 시스템에 적용하느냐였다. 당시 대부분의 은행들은 회계 프로세스나 기준을 변경하기 위해 국내 대표적인 회계법인을 사업자로 선정해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완료한 상태였다. 그러나 앞서 수행한 컨설팅 결과를 가지고 시스템을 구축하려다 보니 맵핑이 잘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행됐다.

이는 지난 2005년 국내 은행권이 연이어 바젤Ⅱ를 도입했을 때에도 발생됐던 현상이다. 당시에도 국내 처음 적용되는 바젤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관리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했다. 따라서 이를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분석결과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매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됐고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단계 컨설팅 사업자를 별도로 선정해야 했다.

이러한 현상이 IFRS 프로젝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국내 은행들은 컨설팅을 통한 분석을 시스템으로 구현하는데 있어 문제가 많아 결국 2단계 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하거나 주사업자로 선정된 IT서비스업체가 컨설팅 인력을 투입해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앞서 컨설팅을 한 업체가 시스템화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석 작업을 완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하나의 이슈는 패키지 솔루션 도입이었다. 당시 최초로 IFRS 프로젝트를 시작한 국민은행이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고 자체개발을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국민은행의 자체개발 선언은 한시적인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패키지 솔루션 업체들에게 있어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실제 은행권 IFRS 시장을 놓고 10개에 가까운 국내외 패키지 솔루션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IFRS 패키지 솔루션 업체들의 우려는 오래가지 않았다. 국민은행 이후 프로젝트에 착수한 외환, 하나, 신한, 우리, 산업, 기업은행 등은 모두 패키지나 프레임워크 솔루션을 도입해 IFRS 시스템 구축했다. 이는 자체개발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에는 이미 유럽 지역에서 적용된 사례가 있는 외산 솔루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2009년 들어 대부분의 은행들이 IFRS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6월 부산은행이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면서 은행권 IFRS시스템 구축 시장도 일단락 됐다. 현재는 시중은행과 달리 오는 2014년부터 IFRS를 적용받는 농협과 수협이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금융그룹 계열 증권·보험·카드사들은 계열 은행과 동일한 시기에 IFRS시스템 구축을 진행했다. 금융그룹차원에서는 산은금융그룹이 가장 먼저 IFRS시스템을 가동했다.

반면 개별 보험, 증권사들은 2009년부터 본격적인 IFRS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보험사 중에서는 지난 2008년 7월 컨설팅을 진행한 대한생명이 한화그룹 차원으로 한화증권과 함께 지난 2009년 4월 가장 먼저 IFRS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어 삼성화재, 대신증권 등 전 보험사와 증권사로 확대됐다. 이들 금융사들은 대부분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IFRS시스템을 가동했거나 가동할 예정이다. 이들 금융사들은 대형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하기보다는 부분적인 솔루션을 도입해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 시장규모는 예상보다 매우 작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