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이슈] `애플` 못하는 게 없네~ 자동차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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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이슈] `애플` 못하는 게 없네~ 자동차 출시?!

 애플이 정보가전을 넘어 자동차까지 만든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배터리로 움직이는 친환경 전기차의 부품공급처를 비밀리에 물색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아이카(iCar)를 만든다면 세계 자동차 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2013년 초, 애플의 신제품 출시행사에 수많은 기자들이 초청됐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이번에도 애플이 무슨 제품을 출시하는지는 철저한 비밀이다.

 마침내 낡은 청바지에 검정 셔츠 차림의 스티브 잡스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 나타난다. 그는 행사장으로 오는 길에 차가 막혔다고 투덜대면서 기존 자동차 교통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연설로 행사장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래서 애플은 새롭고 혁신적인 탈 것을 만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가리킨 무대 뒤쪽에선 깜찍한 디자인의 흰색 자동차가 등장한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열광한다. 아이카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애플이 수년 내 자체 브랜드로 자동차를 출시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애플은 독일 폴크스바겐과 손잡고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폴크스바겐과 애플의 제휴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주목받았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애플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기술은 젊은 층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컨셉트의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최적의 도구다. 지난 1960∼1970년대 서구 젊은이들은 돈을 벌면 멋진 자동차를 타는 것이 꿈이었지만 요즘 신세대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최신 전자제품을 사는데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자동차에 대한 20·30대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려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애플 같은 기업과 손잡는 게 현명한 전략이다. 또 운전자와 차량 간의 정보소통을 더 원활하게 만드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동차 업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애플의 몸값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혹자는 정보가전과 자동차는 전혀 성격이 다른 시장이라는 이유로 자체 브랜드의 자동차를 출시하기에는 애플의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신중론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입장을 가정해보면 애플이 다음 제품으로 TV가 아니라 자동차(아이카)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자동차 회사 애플의 강점=현재 세계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도요타 리콜사태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온 일제 하이브리드카가 조기 퇴진하고 순수 전기차의 약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전기차는 일반 차량에 비해서 내부구조가 매우 단순하며 차종을 막론하고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싸구려 전기경차와 전기리무진을 비교해도 운전자가 느끼는 승차감은 큰 차이가 없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배터리 수명에 따른 차별화가 가능해도 몇 년 지나면서 전기차의 주행성능은 서서히 평준화된다. 특색 없이 밋밋한 전기차 시장에서 애플이 지닌 디자인 감각과 HMI기술은 차별화된 소비자 가치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전기차는 정교한 엔진기술과 대규모 조립라인을 갖춘 대기업이 아니어도 제작이 가능하며 전자부품 및 SW 비중이 매우 높다. 말하자면 전기차는 타이어가 달린 가전제품이다.

 애플은 스마트폰과 아이팟 양산을 중국기업에 아웃소싱하면서도 수준 높은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우수한 부품제조사를 찾아내고 신제품 컨셉트에 최적화시키는 능력도 달인의 경지다. 애플의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능력은 설명이 필요치 않다. 애플 입장에서 전기차는 궁극의 모바일 기기며 기존 자동차 업체보다 원가, 기술 면에서 분명히 우위를 점할 능력을 갖고 있다. 애플의 숨겨진 강점은 ‘i’자가 붙은 신제품은 무엇이든 사겠다는 충성스러운 소비자 집단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아이팟과 아이폰을 구매한 20·30대 젊은 층은 아이카가 출시될 경우 높은 관심을 보일 잠재수요자로 봐야 한다.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만신창이가 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활력소라는 측면에서 미국정부와 국민의 애국적인 정서에 잘 부합한다. 최근 미국 언론에선 미국 자동차 산업을 다시 일으킬 영웅은 스티브 잡스 밖에 없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심심찮게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잡스는 과감한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통해 소니 워크맨을 매장시키고 아이팟을 MP3P 시장의 표준으로 만들었다. 소비자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애플이 세련되지 못한 미국차를 가장 매력적인 상품으로 탈바꿈시켜 일제차를 몰아낼 것이라고 미국인들이 응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애플과 손잡을 완성차 회사는=애플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완성차 업체와의 제휴는 필수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007년부터 애플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아이카’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향후 애플은 미국정부의 압력으로 자국 자동차 업체와 손잡을 가능성이 크며 크라이슬러가 GM, 포드를 제치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판단된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피아트그룹에 지분 35%를 넘긴 것을 계기로 피아트의 소형차 엔진, 기어 등을 이용한 고연비 자동차와 전기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크라이슬러를 품은 피아트는 20년 만에 되돌아온 북미시장에서 연비가 뛰어난 소형차 붐을 일으키고 도요타에 이어 세계 2위권에 도전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피아트가 북미시장에서 소형차로 성공하려면 한국, 일본차와 경쟁에서 앞서야 하는데 이탈리아 소형차의 깜찍한 디자인이나 도토리 키재기 같은 주행성능의 차별화로는 역부족이다.

 자동차를 넘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멋지고 쿨한 21세기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성공신화는 애플이 가장 멋지게 달성한 바 있다. 게다가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은 평소 입버릇처럼 임원들에게 애플의 브랜드 전략을 벤치마킹하라고 독려할 정도로 스티브 잡스의 광팬이다.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4종의 소형차를 출시하는 2012년 직후에 애플로고가 찍힌 친환경 아이카를 선보인다는 시나리오는 개연성이 있다. 피아트의 대표적 소형차인 500시리즈는 폴크스바겐의 비틀, BMW의 미니를 닮은 복고풍 외형에 적당한 크기여서 아이카의 플랫폼 후보로 벌써부터 거론된다. 그동안 스티브 잡스는 본심과 다르게 제품전략을 언급해서 경쟁사를 기만하는 거짓말도 곧잘 해왔다. 따라서 신제품 발표날까지 애플은 자동차 업체와 제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잡아뗄지도 모른다.

 ◇아이카 혁명의 미래=애플이 자동차를 출시한다면 소비자들은 그간 별개로 간주했던 가전 산업과 자동차 시장이 융합되는 ‘아이카 혁명’을 경험할 것이다.

 당신이 아이카의 운전석에 앉았다고 상상해보자. 대시보드 위에는 아이패드처럼 생긴 터치스크린 방식의 컨트롤 유닛이 보인다. 슬쩍 손가락을 대면 날씨, 교통상황, 가까운 충전소 위치 등 운전 도중 필요한 모든 정보가 가장 직관적인 형태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폰 접속도크나 무선 기반의 노래,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본이다. 사고예방을 위해 차선유지장치, 밤에도 훤히 보이는 나이트 비전, 차량 주변과 사고순간을 기록하는 영상 블랙박스, 속도감응형 크루즈 컨트롤, 계기판 정보가 유리창에 비쳐보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첨단 안전장치가 제공될 것이다. 소음이 작은 전기차라서 음성인식을 이용한 차량제어가 용이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앱스토어를 통해서 쏟아지는 수많은 아이카 애플리케이션이다. SW를 구매할 때마다 자동차는 e메일을 읽어주거나 재미있는 TV방송을 알아서 녹화하는 등 점점 똑똑해진다. 도로를 달리면서 멋진 풍경이 나오면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서 친구에게 전송도 가능할 것이다. 운전자는 음성명령과 직관적인 휠터치만으로 다양한 오락활동을 즐기고 긴급한 사무를 처리하고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다. 이러한 드라이빙 체험을 하고 나면 도저히 기존 자동차 환경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아이폰 열풍에 자칭 IT강국의 일류 가전회사들이 줄줄이 무릎을 꿇었듯 아이카가 등장하면 한국 완성차 업계는 넘기 어려운 기술격차를 절감할 것이다. 비록 아이카를 열어보면 한국산 배터리나 전기부품이 꽤 보이겠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추긴 어렵다. 우리는 뒤늦게 또 외칠 것이다. “이젠 자동차도 SW가 중요하다.” 2014년 동계올림픽 때 김연아가 CF모델로 나오는 삼성전자의 애니카(전기차)가 애플의 아이카와 한판 승부를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할 것이 무척 많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