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 혈관 내의 숨어있는 지방을 나노 수준으로 정밀하게 관찰하고 성분을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김명수) 미래융합기술부 나노바이오융합연구단 김세화·문대원 박사 연구팀은 비선형광학레이저(CARS) 현미경을 이용해 동맥경화 혈관 내 지방을 3차원으로 이미징하고 화학성분 분석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심혈관 조직검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 염색 현미경 진단방법으로는 관찰하기 힘든 발병 초기 단계부터 지방 축적 과정으로 인한 심화단계인 지방고형물(lipid crystal) 형태까지의 과정을 세포수준에서 3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다.
단층촬영도 가능해 작은 지방 알갱이 성분까지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는 동맥경화 초기 단계이더라도 지방의 형태에 따라 질환의 진행 단계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또 이 현미경을 이용해 동맥경화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스타틴의 약물효과를 입증했다. 심각한 동맥경화성 혈관에서만 관찰되는 지방 고형이 스타틴에 의해 유화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정의 교수 연구팀과 동맥경화 모델 생쥐를 활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현재 임상조직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 성과는 심혈관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서큘레이션 리서치’ 온라인판 3월 18일자에 게재됐다.
김세화 박사는 “앞으로 비만 치료제 신약 스크린 기술 개발 및 실시간 생체 적용을 위한 CARS 내시경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위나 장 내시경처럼 병반 부위를 직접 찾아가 약물 투여하거나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