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실적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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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이건희 회장의 컴백을 최고의 실적으로 반겼다.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것은 반도체와 LCD 가격이 한몫했다. 휴대폰 역시 1위 노키아를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5년 연속 세계 1위를 노리는 TV 역시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직원들의 리프레시 휴가를 금전으로 보상하는 비용 1000억원이 1분기 경영실적에 일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다소 줄었다는 분석이다.

 ◇살아나는 반도체=반도체 사업 부문의 실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 통상 1분기는 PC 수요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비수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최근 2∼3년간의 혹독한 불황으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정리된데다 설비투자를 줄여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시장의 주력 제품인 DDR3 1기가비트(128M×8 1333㎒) 가격은 작년 말 이후 1분기가 지난 현재 3달러 이상을 유지하며 공급 부족에 따른 강세 현상이 이어졌다.

 시황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호황 때나 가능했던 3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1분기에 달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4위 D램 업체인 마이크론은 2010년 회계연도 2분기(2009년 12월 5일∼2010년 3월 4일)에 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전 분기 영업이익률은 불과 10%대였다. 지난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대폭적인 영업이익 상승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4조3000억원 가운데 40%를 넘는 2조원 안팎이 반도체 부문에서 달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의 효자 노릇은 2분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석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의 강세가 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우월한 자금력, 투자 규모, 차세대 제품을 바탕으로 시장의 가격 결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관심의 초점, 휴대폰=휴대폰 사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가 숙제로 떠올랐다. 1분기 휴대폰 공급량은 약 6300만대를 기록하면서 2009년 1분기 4580만대 대비 37%포인트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경쟁사의 위축과 삼성의 공격적 영업이 힘을 발휘하면서 삼성의 시장점유율 역시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운호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아직 리스크가 있다”며 “안드로이드폰의 급속한 확산과 대만 HTC의 선전 여부도 향후 시장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석·윤건일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