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세계, 실감미디어] <1부-12>3D 게임이 밀려온다

전용 그래픽카드 첫선…`입체적 설레임`

[또하나의 세계, 실감미디어] <1부-12>3D 게임이 밀려온다

서울 신림동의 한 PC방. 모니터 앞에 앉은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모두 안경을 쓰고 있다. 3D 효과를 구현하는 안경이다. 2D 효과만 구현하던 PC와 모니터가 3D 영상도 지원하게 되면서 극장에서나 볼 수 있던 3D 영상을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PC용 3D 게임은 완전한 의미의 3D 입체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가 3DTV를 통해 체험할 수 있는 불쑥 튀어나오는 듯한 실감나는 영상은 사용자의 집에 있는 PC와 모니터로는 구현되지 않는다. 이는 3D 영상을 지원하는 하드웨어의 보급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2D 게임은 x와 y좌표만으로 구성돼 가로·세로 느낌만 인지할 수 있다. 반면에 3D 게임에서 구현되는 그래픽은 z라는 입체 좌표가 추가된다. 그런데 가정 대부분에 보급된 PC에 장착된 그래픽카드는 입체감을 나타낼 수 있는 이 z좌표 데이터를 모니터로 송출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3D 게임 콘텐츠를 실행해도 모니터로는 부피감만 느낄 뿐, 입체감을 경험할 수는 없다.

 게임 업계는 사용자가 실감나는 3D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3D 그래픽을 지원하는 하드웨어의 보급이 우선 이뤄져야 하며 고사양의 사용자 환경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엔디비아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D 그래픽을 지원하는 ‘3D 비전’을 발표한 것. 3D 비전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그래픽 칩세트는 입체 좌표를 포함한 화면을 2개로 분리, 모니터로 입체 영상을 송출하는 역할을 돕는다. 또한 셔터글라스 방식의 3D 안경을 지원해 실감나는 입체감이 구현될 수 있도록 했다. 엔비디아의 3D 비전은 PC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영화나 각종 이미지도 3D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면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3D 전용 게임이 아니더라도 3D 구현이 가능하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 PC방에 3D 게임 체험 존을 만들면서 3D 비전을 알려나가는 중이다. 또 다른 업체인 ATi도 최근 ‘오픈 스테레오 3D’라는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3D 게임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콘솔게임 분야도 3D 게임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련 업체는 3DTV나 3D 모니터 등 하드웨어 출시에 봇물이 터지면서 이를 이용한 3D 게임 분야 성장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엑스박스360’ 등 자사 콘솔 게임기기를 이용한 3D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나탈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이 계획은 컨트롤러 없이도 사용자가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MS는 지난 1월 엑스박스용으로 ‘다크보이드’라는 슈팅게임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3D를 지원하는 3인칭 액션 게임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이용해 3D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본격적인 3D 게임 타이틀 출시도 준비 중이다. 닌텐도 역시 6월 특수 안경 없이 3D 영상 게임을 즐길 수 있는 DS 휴대형 비디오 게임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에 온라인 게임 업계는 아직 주저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가 3D 애니메이션 ‘볼츠 앤 블립’을 기반으로 3D 게임을 제작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 이외에는 두드러진 흐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온라인 게임의 경우 사용자의 PC 사양 문제로 인해 현재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사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장시간 게임 이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부담감도 업계의 적극적인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무르익는 3D 게임 시장 분위기에 발맞춰 정부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6일 문화관광부는 차세대 콘텐츠 분야에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산업융합형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공공 목적의 가상세계 선도 콘텐츠 개발, 국내외 CG 제작 프로젝트, 해외 비즈니스 상담회 등 해외진출 지원과 다양한 방통융합형 콘텐츠 발굴을 통해 1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

 특히 문화부는 3G와 3D 입체영상 컨버팅 전문 인력 3160명, 차세대 게임 전문 인력 50명, 방송영상콘텐츠분야 전문 인력 112명 등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에 따르면 3D, CG, 차세대 게임 전문 인력의 취업률은 90% 이상으로 취업 연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별취재팀> 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김원석 기자, 양종석 기자, 문보경 기자, 황지혜 기자, 허정윤 기자, 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