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S’ 글로벌 공략 시동 걸렸다

110개국 1위 이통사 통해 시장 선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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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이순신폰’으로 불리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를 이달 세계 110여개국 1위 이동통신사업자를 통해 동시에 출시한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84개국을 훨씬 웃도는 나라를 동시다발적으로 공략해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1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를 세계 110개 1위 통신사업자를 통해 이달 동시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가격·라이프 스타일 등의 지역별 한계를 넘어 세계 소비자 손에 들어가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공급 계약을 한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는 영국 보다폰을 비롯한 프랑스 오렌지, 싱가포르 싱텔, 일본 NTT도코모,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 4분기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미국의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 4개 사업자와 모두 공급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미국 휴대폰 사업자에게 한 모델을 동시에 공급하는 것은 삼성이 처음이다. 삼성은 러시아(MTS)를 비롯해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 이통사업자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는 세계 110여개 통신사업자에게 동시 출시하는 것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했다. 휴대폰 업체들은 전략 스마트폰을 세계 10여개 안팎 이통사에 먼저 공급한 다음 사업자 수를 늘려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애플도 지난 2007년 아이폰3G를 내놓으면서 미국 내 이통사 AT&T와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2년이 지나서야 84개국으로 늘렸다.

 삼성전자의 행보는 ‘갤럭시S’에 대한 품질과 성능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이고 애플이 만든 스마트폰 지형도를 ‘삼성 맵’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략폰 가입자를 빠르게 늘려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촉진하고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번에 선두로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됐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 능력을 보강할 역전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110여개국에서 사업자 별로 평균 10만대 정도만 판매해도 단기간 내 1000만대를 거뜬히 넘을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도 숨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휴대폰을 포함해 단일 모델로 100개가 넘는 사업자와 동시에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며 “갤럭시S가 디자인과 하드웨어 측면에서 최고의 완성도를 구현했다는 평가가 잇따라 초기 물량이 기존 공급계약보다 많다”고 말했다.

 갤럭시S 브랜드와 삼성 로고를 그대로 쓰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일본 NTT도코모는 영문으로 ‘갤럭시S’와 ‘삼성’로고를 그대로 노출하기로 했다. NTT가 출시한 스마트폰 가운데 제조사 로고를 그대로 표기한 첫 사례다. 미국 이통사들 역시 이렇게 하기로 삼성 측과 계약을 맺었다.

 야마다 류지 NTT도코모 사장은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NTT도코모 신제품 발표회에서 “갤럭시S는 일본 스마트폰 사상 최대 히트 제품이 될 것”이라며 소프트뱅크 아이폰에 맞설 ‘무기’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