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획]네티즌 막판 표심, 당락 가른 변수 됐다

이번 6·2 지방선거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젊은 네티즌의 막판 표심이 당락을 좌우한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각종 포털 게시판에는 2일 하루종일 투표소로 갈 것을 독려하는 게시물이 수없이 올라왔다. 특히 올해 지방선거부터 새롭게 등장한 140자 단문 블로그인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트위트가 줄을 잇는 등 젊은층의 투표 열기를 짐작하게 했다.

이날 오전 7시 투표율은 3.3%에 그쳐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 3.6%보다 낮았다. 그러나 낮 12시 투표율이 27.1%로 지난 지방선거와 같아졌으며, 이후 투표율은 34.1%(오후 1시) , 42.3%(3시), 46%(4시), 49.4%(5시)에 이르는 등 4년 전 수치를 웃돌았다. 투표 종료 한시간을 남기고 약 200만명(198만1409명)의 유권자가 몰려 전체 투표자 중 9.36%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승리 당시 보여줬던 모습과 유사하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오전까지 이회창 후보가 앞서갔지만, 오후 들어 노무현 후보가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젊은 네티즌의 투표 행렬이 잇따르며 이전 각종 여론조사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주요 지역에서 여당과 야당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등 젊은 네티즌의 투표율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하루종일 인터넷 포털 다음이 운영하는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는 투표를 권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계속 올라왔다. 아이디 ‘extremejeff’는 “어제 선후배 50여명에게 투표 독려 문자를 보내고 오늘 다시 확인문자와 전화를 돌렸다”며 “이번 투표에 젊은층 투표율이 대박이라고 하는데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아이디 ‘이든’은 “투표로 말하자”며 “투표를 많이 하면 정치에 그만큼 반영되고 투표에 무관심하면 정치도 여러분에게 무관심해지는 것 아니겠냐”며 막판 투표를 독려했다.

네이버 카페 게시판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고양이 동호회 카페 게시판에서 아이디 ‘해태’는 “아직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금 주무시는 거냐”며 “20대 투표율이 나라를 바로잡는다”고 호소했다. 이 카페에는 원래 개설 목적인 고양이 관련 글이 올라와도 그 밑에 댓글은 “투표는 하고 댓글 다는 거냐”는 반응 일색이었다.

‘트위터’의 위력도 확인됐다. 트위터를 통해 선거를 독려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작가 이외수씨는 이날 오전 ‘투표 완료!’라는 제목으로 아내와 함께 투표소 앞에서 활짝 웃는 ‘인증샷’(사진)을 게재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씨도 “피곤하고 귀찮아도 투표는 5분도 안 걸리니 꼭 하자”는 트위터 글로 청년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 밖에 IT 얼리어답터들이 모이는 각종 커뮤니티에도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클리앙 게시판에서 아이디 ‘nari’는 “제일 꼴불견 중 하나가 투표조차도 안 하면서 정치가 썩었느니 그놈이 그놈이니 투정부리는 것”이라며 “우리 게시판에도 투표 인증한 사람만 정치글 쓸 수 있게 하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이디 ‘休眠’은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을 하는 사람에게 꼭 투표하자”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지연팀장(차장) 김순기·임동식·류경동·김원배·이동인·이성현·정미나 기자 elec@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