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대회 나가는 한국팀 전기차 타보니…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기자가 동승한 파워플라자의 고속 전기차 ‘예쁘자나 1호’가 G밸리 주변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 기자가 동승한 파워플라자의 고속 전기차 ‘예쁘자나 1호’가 G밸리 주변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국산 전기차가 세계 일주 전기차대회에 출전한다. 마침 대회 출발일이 8월 15일 광복절이라 우리 전기차 기술의 ‘완전 독립’을 확인하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순수 전기차로 80일만에 유라시아와 미주 대륙을 횡단하는 전기차 세계일주대회(Zero race)가 열리며, 우리나라에선 전기부품 업체 파워프라자(대표 김성호)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대표팀으로 첫 출전할 예정이다.

아직 전기차로 시내 주행도 만만치 않은데 험준한 산맥과 사막길을 통과하는 총연장 2만6168㎞의 전기차 세계일주가 가능할지, 한국 전기차는 어느 정도의 실력을 발휘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지난 21일 서울 가산동의 파워프라자 본사에서 기자가 시승해본 고속 전기차 ‘예쁘자나 1호’는 외관과 성능 모든 면에서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세계일주를 목표로 가볍고 튼튼하며 주행거리가 매우 긴 고성능 전기차량을 개발해왔다. 이날 시승한 2인승 쿠페 ‘예쁘자나’의 첫 인상은 이름처럼 매우 여성스럽고 부드러웠다. 이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F1경주차에서 쓰는 100% 카본파이버 소재의 차체를 과감히 채택해 극단적인 경량화와 주행거리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배터리팩을 포함한 차체 중량을 경차보다 가벼운 800㎏ 이하로 설계했다.

덕분에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도 270㎞으로 늘어났다. 파워트레인은 정격출력 20㎾의 수냉식 AC모터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24㎾ 리튬폴리머 배터리팩, 주행효율을 높이는 5단 수동기어 및 컨트롤러로 구성된다. 시승차는 아직 지붕과 본네트 조립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거센 앞바람을 막으려고 땡볕에 방풍고글까지 써야했다.

김성호 대표가 직접 핸들을 잡았다. 차체 전원을 켜고 1단 기어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니 쉬∼잉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기자를 태운 2인승 전기차는 서울디지털산업 3단지 인근의 간선도로를 이리저리 돌면서 경쾌한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요철을 지날 때 승차감도 양호한 편이다. 전기차의 모터출력은 스펙상 경차 엔진보다 약하지만 모터 특유의 강한 토크 때문에 중저속 대역에서 힘 부족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가파른 언덕길에 멈춰섰다가 출발할 때도 거침이 없다.

“차체가 가벼워서 전기모터로도 이만큼 나가는거에요. 전기차에 카본파이버 차체를 채택한 사례는 해외서도 찾기 힘들 겁니다.”

김 대표는 초경량 차체 덕분에 전기차의 내구성이 세계 일주에 나갈 정도로 향상됐다고 자랑한다. 한산한 도로구간에 나가자 차량속도는 금새 시속 120㎞를 넘어섰다. 제로백은 11초 내외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예쁘자나는 총 3대가 제작됐고, 일반인을 위한 보급형 버전도 나올 예정이다. 파워프라자는 다음달 중순 제로레이스 참가를 위해 전기차와 지원인력 10명을 스위스 제네바 현지로 보낼 계획이다. 귀여운 국산 전기차는 미국과 스위스·호주·캐나다·스페인-중국의 전기차와 80일간의 세계일주에 오르게 된다. 이 무모하리 만큼 아름다운 도전이 성공한다면 국산 전기차의 성능을 신뢰하지 못하는 세계인들의 시각도 크게 바뀔 것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