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동영상 저작권 침해 ‘면죄부’

유튜브 사이트에 게시한 저작권 침해 동영상을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소된 구글이 면죄부를 받았다. 국내 동영상 공유사이트가 저작권 침해 방조를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AP 등은 2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2007년 비아콤이 유튜브를 상대로 자사가 권리를 보유한 콘텐츠가 사이트에 유통되도록 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의 배상 소송에서 유튜브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유튜브가 1998년 제정한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결했다. DMCA에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자에 의해 고지를 받았을 때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제거한다면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돼 있다.

사건을 담당한 루이스 스탠튼 판사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저작권자가 요구하기 전에 저작권 침해를 감시하거나 일부러 찾을 필요가 없다”면서 “24시간 이상 분량의 비디오가 매분 유튜브에 올라 온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삭제하는 정책을 펴며 3번 넘게 저작권법을 위반한 이용자의 경우 서비스를 차단한다.

이 판결로 유튜브, 비메오 등 동영상 공유사이트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역시 가입자들이 올린 영상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안소니 팔존 스탠포드 로스쿨 ‘공정한이용프로젝트’ 대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사이트가 업로드되는 수많은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는 엄청나게 두렵고 감당할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켄트 워커 구글 부사장은 “이 판결은 유튜브, 구글과 인터넷의 승리”라며 “새로운 창작의 세대와 작품을 공유하기 시작한 예술가들에게 힘을 준다”고 말했다.

비아콤은 “유튜브가 인증 없이 웹사이트에 비아콤의 인기있는 콘텐츠들을 게시하고 공유하게 함으로써 금전적인 이득을 얻었다”면서 “이 판결은 근본적으로 잘못됐으며 DMCA와 의회의 의지, 대법원의 관점과도 대립되는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또 “상위 법원에 항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영화협회 등 다른 콘텐츠 공급자들도 반발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월 판도라TV와 프리챌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저작권 침해 동영상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았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