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네티즌 브라우저는 10년전 버전, 왜?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아직도 IE6에 최적화돼 있어요. 섣불리 IE8 썼다가 중요한 업무 망친 기억이 있어요. 그냥 IE6 쓰세요.”

국내 대표 포털의 묻고 답하는 코너에 자주 올라오는 글이다.

새로 나오는 IT기기에 열광하는 국내 네티즌이지만 유독 인터넷 브라우저만은 10년 전 버전을 고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음달 16일 IE9 베타버전까지 출시하기로 했으나 한국은 2001년 출시된 IE6가 여전히 대세다.

MS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E6 사용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국내 네티즌의 39.1%는 출시된 지 10년 된 IE6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4.4%가 IE6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외에 다른 OECD 선진국은 평균 6%가 IE6을 쓴다.

이 같은 이유는 윈도XP와 IE6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이 환경 변화를 꺼리기 때문이다. 또 2000년 초 급증한 인터넷 서비스가 액티브X에 의존해 독특하게 발전, 다른 브라우저나 웹 표준 브라우저로 전환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현승 한국기술비전 사장은 “차세대 웹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HTML5가 보급되면 IE6 편중 구조는 더욱 문제가 될 것”이라며 “IE6은 HTML5를 지원하는 어떤 패치도 안 되는 상황으로 웹 표준을 준수하는 브라우저로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차세대 웹 표준 HTML5는 액티브X나 플래시 등의 부가 프로그램이 없이도 동영상 재생 등이 가능해 머지않아 세계 웹 환경을 바꿀 전망이다.

IE6 퇴출이 시급한 것은 이같은 웹 표준 기반 서비스 개발을 더디게 하고, 보안도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대표 포털은 물론이고 인터넷 서비스기업은 웹 표준을 준수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퇴출 운동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구글은 올해 초 더 이상 IE6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진영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IE6는 해커들에게 이미 취약점이 모두 노출된 브라우저인데다 보안 패치도 되지 않아 국내 인터넷 보안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웹 표준을 따르는 최신 브라우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