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경영특강]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경제학 이론에서는 `장기적으로 초과이윤을 얻는 기업은 없다. 단기적 초과이윤은 올리지만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렇다면 누가 사업하겠습니까.”

조동성 서울대학교 교수는 최근 한국능률협회가 주최한 조찬 강연에서 경영전략 요소로서의 `메커니즘`을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경제학 이론과 현실간의 괴리를 가장 잘 설명하는 두 글자가 `전략`이라며 전략의 소재에는 네 가지 분류가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때부터 경영전략을 연구해 온 조 교수가 말하는 전략 소재 네 가지란 `주체 · 환경 · 자원`, 그리고 메커니즘이다.

주체란 바로 CEO 자신이다. 누가 회사를 경영하느냐에 따라 같은 환경이라도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한다. 그는 비슷한 시기, 비슷한 환경에서 시작했지만 전혀 성격이 달라진 두 기업 현대와 삼성을 예로 들었다. 환경은 주체 기반의 전략이 급격히 무너진 1973년 1차 석유파동 때부터 중요한 요소가 됐다. 조 교수에 의하면 “시장을 분석하고 그 시장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며, 산업이 침체에 빠지면 어떻게 빠져나와 성장산업으로 바꾸느냐”의 문제를 다루는 관점이다.

또 자원은 한 기업 내부의 핵심역량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중요한 전략의 소재가 된다. 하지만 핵심역량에 치중한 경영은 외려 핵심 역량의 요소들이 기업을 무너뜨릴 위험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조 교수는 도요타를 예로 들며 “이른바 적시생산시스템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했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요소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의 소재가 이렇듯 1등을 차지했다가 다시 기업을 쓰러뜨리는 요소가 된다면 쓸모가 없다. 1등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의 소재가 필요한 것이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해 `메커니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좋은 예다. 조 교수는 “삼성 반도체 신화의 원인을 찾아보면 이병철 · 이건희라는 걸출한 리더 때문인 것도 있고, 미 · 일 무역마찰과 동시에 PC수요가 늘어난 타이밍도 있다. 또 많은 현금자산을 보유한 강점도 있다”며 “하지만 환경이 바뀌고, 주체가 흔들리면서도 계속 성공하는 데는 바깥에선 알아볼 수 없는 내부의 메커니즘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가 생각하는 삼성반도체 신화의 메커니즘적 기반은 이렇다. “다른 경쟁사가 한 사업 추진을 위해 하나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릴 때 삼성은 꼭 두 개의 TF를 뒀습니다. 그리고 경쟁을 시켰습니다. `투입`과 `생산`만으로 통계를 내는 경영학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내부 과정상의 메카니즘입니다.”

GE의 사례도 분석했다. 조 교수는 “세션 1 · 2 세션 C · D를 조합한 독특한 오퍼레이션 시스템, 또 1등보다 적당하게 공부 잘한 사람 뽑으면서 탄탄한 팀워크를 구축하는 것 , 내부 감사는 무조건 35세 이하에게 맡겨 유착을 방지하는 것, 실패를 문책하지 않고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주는 시스템, 상급자는 하급자에게 상향된 목표만 제시하고 그 결과를 하급자가 마음껏 향유하게 하는 구조 모두 내부의 메커니즘”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렇게 메커니즘적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다른 세 가지 요소인 주체 · 환경 · 자원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마지막 제5원소는 사회와 자연환경에 대한 사랑이다. 이것이 플러스가 되면 진정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