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전자신문 CIO BIZ+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보기술(IT)의 발달과 글로벌 시장 통합으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과제를 떠안았다.
첫째, 기업의 생산과 영업, 판매 현장에서 새로운 IT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영업력을 극대화하며, 판매를 증대시킬 것인가. 둘째, 개별기업간 경쟁에서 가치사슬간 경쟁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생산과 판매에서 협력업체들과 실시간 협업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느냐다.
`IT의 전략적 활용`이 주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관련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활용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국내 상황을 고려한다면 더욱 절실하다.
전자신문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제조기업의 미래가 현장 중심의 ` 융합`과 `프로세스 혁신`에 달렸다는 전제 아래 `활용 성공사례 발굴 연구조사`를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제조기업의 활용 성공사례를 살펴보고 공통된 성공 요인과 시사점은 무엇인지 분석했다.
◇ 연구대상 분야와 기업, 어떻게 선정했나 =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투자 및 전략 우선순위를 고려했으며, 시스템의 신규 구축 여부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프로세스 혁신이나 현장에서 어떻게 을 접목해 활용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국외 주요 기업들의 투자 및 전략 우선순위는 가트너가 올 초 발표한 `2010년 CIO 톱10 기술`과 작년 10월 발표한 `2010년 톱10 전략기술`을 참고했으며, 국내는 CIO BIZ+가 올 3월 주요 기업 100개사의 CI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이용했다.
IT를 현장에 접목한 사례로 △JS전선의 서버기반 컴퓨팅(가상화) △아모레퍼시픽의 모바일 서비스(모바일 기술) △포스코의 문서관리시스템(그린 ) △현대자동차의 생산 · 물류협업시스템(RFID)을 분석했다. 또 상생협력 및 프로세스 혁신사례로 △기아자동차의 상생정보네트워크 △대우조선해양의 실시간 연합생산체계 △현대모비스의 창고최적화시스템 △CJ제일제당의 상호공급계획예측프로그램을 조사했다.
◇ 의 전략적 활용에 왕도는 없다 = 전자신문이 조사한 사례 기업들의 공통적인 성공 요인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실사용자에 대한 사전교육과 사후 변화관리다.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게 될 내외부의 성원들을 대상으로 사전은 물론 사후에도 IT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JS전선은 서버기반 컴퓨팅을 통한 중앙관리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직원들의 오해와 반발을 줄이고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진행해 참여를 유도했다. 포스코는 문서관리 방식의 변화에 거부감을 갖는 현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보와 사내방송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지역별로 담당자를 임명해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방문 교육, 일반직원 교육 등 대상별로 교육활동을 벌였다.
둘째, IT 도입 이전 충분한 사전 검토와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그룹 내에서 RFID 인프라 구축을 통해 1차적으로 사전 검토와 테스트를 거쳤고, 실제 프로젝트 과정에서 태그 및 장비 인식과 관련된 오류를 지속적인 튜닝과 테스트로 RFID 인식률을 높여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모비스와 JS전선도 정보의 전송 대상과 방법 최적화나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도입했다.
셋째,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모바일 서비스 초기 스마트폰 이용률을 높이려고 서경배 대표가 해외 출장 중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결재하는 등 앞장서 스마트폰 활용을 독려했다. CIO가 따로 없는 JS전선은 최고경영자인 황순철 사장이 CIO를 자처하며 정보화를 통한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황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하고 그룹웨어와 보안시스템을 강화한 데 이어, 올 초 서버기반 컴퓨팅 시스템 `JS웨이` 구축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구택 포스코 전 회장은 문서혁신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시범부서를 직접 찾아가 부서원들을 격려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넷째,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성원들 전체가 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이슈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자동차는 자사와 협력업체 대표, 구축업체 등의 부문별 담당 임원 및 팀장으로 RFID 구축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정기회의에서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주요 이슈들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CJ제일제당은 CJ프레시웨이와의 CPFR 프로젝트과정에서 양사가 갑 · 을 복종 관계가 아니라 상생 파트너 관계라는 인식 아래 교육과 경영진 설득 등 지속적인 노력을 펼쳤다.
◇ 활용 수준 높이려면 기술 표준과 정부 지원 강화돼야 = 일선 기업에서 활용도를 높이려면 기본적으로 활용에 대한 인식 전환도 시급하지만, 급속히 변화하는 IT에 대한 표준 마련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2004년 PDA를 이용해 처음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스마트폰으로 서비스 기반을 바꾸면서 단말기 운영체계별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고충을 겪었다. RFID 인프라를 도입한 현대자동차도 RFID 정보 호환을 위한 국가기술표준 마련을 지적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 산업 영역에서 상생협력, 동반성장이 요구되면서 가치사슬에서의 정보 호환성을 높이고 기업의 핵심 기술이 단순히 개별 기업의 자산이 아니라 국가의 지적재산이라는 인식에서 보안 분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산업이나 조선산업의 협력업체들을 들여다보면 IT를 도입하려 해도 일단 예산문제부터 발목을 잡고 있으며, 기업의 정보화 전략이나 운영을 책임질 최고정보책임자가 없을뿐더러 관련 전문인력이 태부족이거나 없는 곳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활용 기업을 대상으로 세금 감면 등 다양한 지원책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게 일선 제조기업의 요구다.
김달기자 k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