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호프만의 실리콘밸리 미래](3) 밸리의 훈풍

2010년 마감을 준비하는 이때 사람들은 묻는다. “실리콘밸리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는가.” 국적을 막론하고 궁금한 이유는 실리콘밸리가 테크놀로지 분야의 메카로 통하기 때문이다. 주요 IT기업은 지리적으로 흩어져 있지만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업계 성장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의심할 여지 없이 실리콘밸리는 지난 경기침체 속에서 거뜬히 회복했다. 여러 통계자료가 긍정적인 회복의 징후를 증명해 준다.

먼저 인텔의 분기별 매출을 보면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11억달러를 뛰어넘으며 월스트리트 기대를 훨씬 앞질렀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계속해서 기업 수요가 늘어나는 징후가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기술에 다시 투자하기 시작했고, 이는 실리콘밸리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언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칩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브로드컴은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44% 상승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비단 브로드컴과 인텔뿐만이 아니다. 회계법인 KPMG가 반도체 기업 경영진 1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기업 중 78%는 내년 매출이 5%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실리콘밸리에 컴퓨터 운영 전문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반가운 신호다.

또 다른 쪽에서 보이는 징후는 지난해부터 벤처 자금 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10년 2분기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회사는 미국에서 투자된 총 65억달러 벤처캐피탈 중 45%에 해당하는 29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작년 대비 100% 이상, 전 분기 대비 91%나 향상된 금액이다. 이는 전체 그림의 일부에 불과하다. 내가 아는 서울 지인 중 한 명은 한국 경제 척도는 일식집에 점심을 찾는 고객이 얼마나 되는지에 있다고 한다. 빈자리가 없으면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거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산타나 로에 자리한 쇼핑센터 주차 공간이 이 척도를 대신한다.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10마일 내에 위치한 회사가 바로 애플·HP 그리고 수백개의 중소규모 벤처들이다. 지난 11월 산타나 로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주차 공간을 발견하는데만 족히 20분이 걸렸다. 이곳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신호임에 틀림없다.

올해 들어 37건의 기술 관련회사 상장이 있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2009년 17건에 비하면 확실히 성장했고 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이곳에서 기대와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이유는 많다.

페이스북 사장인 주커버그가 팰러 앨토에서 이사를 갔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하나고, 실리콘밸리가 IT에서 에너지나 메디컬과 같은 복합적 기술이 필요한 분야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둘러싼 새로운 에코시스템이 갑자기 활발해지는 것이 이를 명확히 입증한다. 또 트위터가 어떻게 돈을 벌지, 구글이 다음엔 누구를 집어삼킬지 궁금해지는 것이 같은 이유다.

또 하나 이곳 일식집에서 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그러니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참치로 점심을 때우려면 평소보다 일찍 갈 것을 권한다. 확실히 실리콘 밸리는 되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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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호프만 호프만 에이전시 사장(lhoffman@hoff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