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를 추는 로봇이에요!”
윤지성(원광초 5년) 군의 눈에 웃음기가 가득하다. 윤 군은 자신이 만든 로봇이 회전 움직임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한 후 옆 친구의 로봇과 떨어지지 않도록 붙였다. 그러니 정말로 두 로봇이 마치 탱고를 추는 것처럼 서로 껴안고 빙글빙글 돈다.
전자신문과 차세대로봇교사연구모임(NEXT) 주최로 지난 6~8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기술혁신파크(TIP)에서 열린 ‘제2회 겨울방학 로봇영재캠프’의 세 번째 로봇강좌 시간이다. 원래 정사각형 형태의 움직임을 프로그래밍할 차례였지만 윤 군은 상상력을 발휘해 ‘댄스 커플 로봇’을 시연해냈다.
이번 행사에는 로봇에 대한 꿈과 재능을 지닌 초등·중학생 32명이 참가해 미래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웠다. 캠프 기간 동안 로봇 제작 및 프로그래밍에 참가한 학생들은 초·중·고급반으로 나뉘어 로봇을 직접 만들고 프로그래밍까지 마친 후, 팀을 이뤄 ‘로봇 경쟁대회’도 치렀다.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참여 학생들은 ‘NXT-G’, ‘로보랩’, ‘로봇C’ 등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 언어도 자연스레 체험했다.
가장 어린 참가자는 동국초등학교 1학년인 이정겸 군.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실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도를 담당한 표일선 명문고등학교 교사의 지시가 떨어지자 곧 로봇의 움직임을 프로그래밍 해냈다. 이 군은 “로봇을 가지고 노는 게 항상 즐겁다”며 “캠프에서 처음 접해본 로봇은 마음대로 움직이도록 할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서투른 모습도 있었다. 서지원(수림초 2년) 군의 로봇은 좌회전을 주문하니 우회전을 하고, 다시 손을 보니 이번에는 U턴을 했다. 하지만 서 군은 “반드시 고쳐내겠다”고 말하고 프로그래밍에 몰두하더니 마침내 시키는 대로 척척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어냈다.
캠프 참가 학생들이 제작한 로봇 기종은 레고의 마인드스톰 NXT. 로봇 교육의 ‘바이블’이라 불릴 정도로 널리 알려진 교육용 로봇이다. 캠프의 한 지도교사는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무궁무진한 기능을 가질 수 있는, 그야말로 학생들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로봇 교재”라고 설명했다.
현직 교사의 참여는 다른 로봇캠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메리트다. 이번 캠프에서는 조용만 안산동산고 정보사회와 컴퓨터과목 교사를 비롯해 5명의 고등학교 교사가 지도를 맡았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로봇 프로그래밍 지식을 불어넣고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해 로봇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다. 캠프 마지막 날은 학부모까지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이 직접 만든 로봇으로 ‘퍼레이드’를 벌이며, 열띤 응원과 함께 릴레이달리기·씨름·농구·골프 등 경쟁대회도 펼쳤다.
석학의 강의도 로봇의 꿈을 꾸는 아이들에겐 좋은 경험이었다. 홍석교 아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캠프를 방문해 특강을 열고 로봇의 역사와 철학, 아이보·아시모·휴보·빅독 등 현실 속에서 실제로 구현된 로봇의 현황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21세기 로봇 강국 한국은 여러분이 주역이 돼야 한다”는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