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사들 해외 거점 활용 IB 업무 강화

금융투자사들 해외 거점 활용 IB 업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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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해외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 업무 강화를 천명했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대형 금융투자사들이 최근 몇년 간 해외 사무소 개설을 통해 네트워크를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IB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IB 업무 강화를 새해 추진계획으로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까지 국내에서도 대형 인수합병(M&A)과 기업상장(IPO)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삼성증권은 2009년 8월 홍콩에 현지 IB 사업을 위한 ‘삼성 시큐리티즈 아시아’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해외 사업 총괄에 크레디스위스 출신의 황성준 부사장을 영입했다. 인력 역시 기존 60명에서 10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 가운데 40%가량이 IB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본사 IB사업본부 인력까지 합치면 150명에 가까운 인력이 IB 업무를 맡는 것이다.

 그간 국내시장에서조차 M&A, IPO,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주요 IB 업무를 외국계에 내줘야 했던 금융투자사로는 해외 시장에서 역량을 키워 IB 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날선 의욕도 베어 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IB 분야에서 외국계에 영역을 빼앗겨 왔다”며 “올해는 동북아를 중심으로 IB 영업을 전개해 이 지역에서 IB 강자에 오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에서 IB 업무 강화를 선언했다. 미래에셋은 홍콩법인 설립으로 시작된 해외진출은 현재 중국과 브라질 같은 이머징마켓를 비롯해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국시장까지 넓히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IB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브라질 시장의 경우 자본시장이 초기 형성단계여서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도 올해 아시아퍼시픽헤드쿼터(APHQ)로 명명된 홍콩법인을 통해 홍콩과 중국 현지 IB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지난달 중국 IB시장 본격 진출과 영업 확대를 위해 베이징에 ‘베이징우리환아투자자문사’를 신규 설립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IB시장 진출은 이제 첫 단추를 꿰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에는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데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임승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투자사의 해외 진출을 비롯한 IB 업무 전개는 기존 증권중계 업무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면서도 “자본규모가 5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선 M&A나 PF 등의 사업을 전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의 IPO 등 IB사업 규모가 증대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위치 등 여러 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갖는 중국 등의 IB 시장을 차근차근 공략해 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