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가] 여기가 진짜 대학로, `신촌 연극제` 개막](https://img.etnews.com/photonews/1102/098937_20110223182207_278_0001.jpg)
2011년, 신촌이 다시 연극의 메카를 꿈꾼다. 내달 5일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신촌 연극제’가 개막한다. 신촌 연극제는 대학가 연극 문화를 주도했던 신촌의 모습을 복원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신촌은 1970년 극단 민예를 시작으로 1980년대 중반까지 연극 문화의 중심지였다.
대학생들에게 신촌에서의 연극 관람은 너무도 당연했지만 1980년대 말 신촌은 민주화 운동의 여파로 관객의 발길이 끊겼고, 동숭동 대학로로 무대가 옮겨갔다. 유흥의 중심지가 된 신촌의 연극 르네상스가 성공할 지 궁금하다. 신촌 연극제는 다섯 편의 연극이 오는 8월까지 릴레이 형식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아미시 프로젝트’ / 2011년 3월 5일~4월 10일
신촌 연극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연극 ‘아미시 프로젝트’는 ‘용서’에 대한 이야기다. 아미시 프로젝트는 2006년 아미시 마을에서 실제 벌어진 총기 사건을 극적으로 재구성한다. 한 남자가 여학생 10명을 감금하고 5명을 사살하고 자신도 자살한다. 그러나 이 끔찍한 사건보다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것은 희생자 가족의 용서였다.
희생자 가족들은 자살한 살인자를 용서한다고 발표했으며,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또한 미망인의 집을 방문해 위로한다. 작품은 살인범의 미망인 캐롤과 주민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아미시인들이 보여준 용서의 본질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극단 C바이러스와 노네임씨어터가 연극 ‘뷰티퀸’에 이어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제작했다. 국내 초연작으로 시적 상상력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극 ‘디너(부제:dinner with friend)’ / 2011년 4월 15일~5월 8일
두 번째 참가작은 연극 ‘디너’다. 극단 맨씨어터의 연극 디너는 친구들과의 저녁식사 중 오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담는다. 그들은 평범하고 편안하게 대화한다. 하지만 대화 속 사랑과 신뢰의 균열에서 오는 솔직한 고백들은 관객에게 편하지만은 않다. 작품은 사랑과 욕망의 변화에서 타협과 극복의 순간까지 가감 없이 전달한다.
극단 맨씨어터는 “기막힌 탄식과 예상치 못한 폭소가 있는 작품이다. 소름끼치는 공감 후에 찾아오는 가슴 먹먹함을 관객들 모두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2000년 퓰리처 상에 빛나는 작가 도널드 마글리즈와 이성열 연출가가 그리는 섬세한 심리 묘사가 빼어나다.
연극 ‘짬뽕’ / 2011년 5월 12일~6월 12일
연극 ‘짬뽕’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모든 상황이 벌어졌다고 믿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시선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은 평범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벌어진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당면하는 것을 보여준다.
극단 산의 관계자는 “이 작품은 5·18 민주화 항쟁을 정치적 이슈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시민들의 휴머니즘으로 말하고자 한다.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잠시나마 우리의 역사를 공감하고 과거·현재·미래를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 ‘락희맨쇼’ / 2011년 6월 18일~7월 17일
극공작소 마방진의 ‘락희맨쇼’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연극 락희맨쇼는 카툰·노래·춤·연극·슬랩스틱 쇼까지 모든 것이 들어있는 웃음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다. 2009년 서울문화재단 무대공연작품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탄탄한 작품성에 재미까지 검증받았다. 이 작품은 조선 태조 12년 2월 금주령이 공포됐을 때를 배경으로 명주 ‘침이슬’을 차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에는 어떤 웃음으로 관객들을 만날지 기대된다.
연극 ‘청춘, 18대 1’ / 2011년 7월 23일~8월 28일
신촌 연극제의 마지막은 극단 죽도록 달린다의 연극 ‘청춘 18대 1’이 장식한다. 청춘 18대 1은 2008년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으로 공연된 바 있다. 이 작품은 1945년 도쿄를 배경으로 춤의 언어로 관객과 호흡한다. 극은 사건을 바라보는 두 가지의 시점이 교차하며 진행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신념보다는 믿음을, 미래보다는 현재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거는 청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