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생태재생산업 협업 `누이좋고 매부좋고`

염색폐수열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공급 네트워크 구축사업 구성도
염색폐수열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공급 네트워크 구축사업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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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산업단지(EIP)가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에너지로 재사용해 자원효율성을 높이고 오염을 최소화하는 녹색산업단지의 수준을 넘어 친환경 윈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의 생태산업단지는 경제적 효율성과 더불어 환경성을 고려해 폐기물을 그냥 버리지 않고 기업체 간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식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예컨대 소각장에서 생활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그냥 버리지 않고 물을 데워 스팀으로 만든 뒤, 인근 공장이나 지역 발전 등에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소각장 입장에서는 스팀 판매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인근 공장은 값비싼 석탄연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는 두 곳의 생태산업단지가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단지 내 기업과 지역사회에도 이익을 도모하며 생태산업단지의 새로운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려지진 폐수온열이 에너지로=현재 시화공단 내에는 염색폐수열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공급 사업 공사가 한창이다. 이 사업은 염색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온수열을 재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염색공정에서 배출되는 폐온수열(35~42도)을 회수해 인근 열병합발전소의 보일러 보급수 열원으로 공급하게 된다. 열교환기와 히트펌프를 활용해 염색 폐수처리장(시화염색조합 내) 안에 있는 폐열을 회수, 온도를 높여 인근의 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하는 재생 에너지 공급 사업으로 우리나라에선 처음이다.

 이 사업은 화석연료 대체 효과 및 온폐수의 수온강하를 통해 폐수처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주관으로 폐열 회수용 열교환기(Pilot plant)를 통한 폐수열 회수 및 재사용 가능성을 확인을 마치고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시화산업단지 안에 있는 폐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시흥시·시화염색사업협동조합·KG에너지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도 했다.

 총 사업비 75억원을 투입해 올해 11월말 완공 및 재생에너지 공급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주도기관인 산업단지공단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의 시화산업단지 내 염색폐수처리장에서 버려지던 폐수열(35~42도)을 열교환기와 히트펌프를 활용해 회수한 다음 온도를 80도까지 올려 시간당 7.6 기가칼로리(Gcal)에 해당하는 온수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된 재생에너지(80도 온수)는 인근 열병합발전소인 KG에너지로 공급돼 스팀생산을 위한 열원으로 사용된다. 생산된 스팀은 다시 시화염색조합을 비롯한 시화산업단지의 여러 입주기업에 공급하게 된다.

 산업단지공단 측은 염색단지 염색폐수열을 인근 열병합 발전소 공급을 통해 에너지화 함으로써 연간 35억원의 에너지비용 절감과 1만6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각장 폐열이 에너지로=소각장 폐열도 에너지로 바뀌어 인근 대규모 생산 공장에 활용된다. 울산의 ‘EIP 네트워크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스팀을 현대자동차와 현대하이스코에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2006년부터 산업단지공단 울산EIP사업단과 현대중공업이 연구 및 타당성 검토를 거쳐 62억원을 투입해서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울산EIP사업단과 현대자동차·현대하이스코가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이후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중공업 소각장에서 공급하는 스팀은 시간당 20톤이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17.5톤, 현대하이스코가 2.5톤을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의 소각시설 설비공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1월말부터 울산공장 도장공장 부스 내 온·습도 조절, 울산공장 난방용 온수급수 등에 스팀을 활용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산업폐기물은 자체 운영하는 스토커형 소각로를 통해 처리하고 운영 중에 생기는 소각열을 이용해 스팀을 생산해 발전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은 폐열을 자원화 해 판매하고 현대자동차와 하이스코는 스팀 생산에 필요한 LNG 사용량이 연간 570만 석유환산톤(toe) 가량 줄어든다. 매년 36억원씩 10년간 36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2년도 채 안돼 스팀공급 사업 투자액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기업체가 LNG를 사용하지 않아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역시 배출량이 연간 1만188톤씩 10년간 10만1880톤을 줄일 것으로 울산시는 추산했다.

 이 사업은 지난 1월 지식경제부와 산업단지공단이 전국 8개 지역 EIP사업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최고의 점수(A등급)를 받아 최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됐다.

 박남일 산업단지공단 기업지원본부장은 “울산산업단지 현대중공업 소각시설 스팀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2006년말 과제를 발굴해 사업화가 되기까지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요기업이 변경되는 등 여러 난관에 봉착했지만 그 때마다 공정한 입장에서 기업 간 균형을 조율하면서 힘들게 완성시켰다”며 “그 성과로 이달 말 사업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울산산업단지 성암소각장 내 스팀을 공급하는 장치.
울산산업단지 성암소각장 내 스팀을 공급하는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