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 10주년]발전회사, 새로운 10년을 설계한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이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분사된 지 10년을 맞이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6개 발전회사들은 창립 10주년 행사를 갖고 경영과 기업문화 측면에서의 혁신을 외쳤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기후변화 협약 같은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에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지속경영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 한국전력의 그늘에서 나와 자생력을 키우는 첫해로 각오가 남다르다.

 한국수력원자력·중부발전·남동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동서발전 등 6개 발전회사는 발전자회사란 애칭으로 10년을 지내오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첫해 27만GWh의 발전전력량은 40만GWh로 늘었고 각 사별로 1조~2조원 사이를 맴돌던 매출규모도 4조~5조원으로 확대됐다.

 어려움도 많았다. 신규 발전소를 건설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야 했고 때로는 발전노조 파업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기도 했었다. 창립 초기 2000년대 중반에나 흑자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평가를 받은 곳도 있었지만 6시그마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 등 회사 구조개선을 위한 비용과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이제는 6개사 모두가 재무 건전성과 효율성을 갖춰나가고 있다. 노사문제도 장기간 우여곡절 끝에 발전노조와 발전회사간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일단락됐다.

 시장형 공기업이란 위치에서 이제 발전회사들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자율과 책임 강화’라는 미션을 수행 중이다. 핵심 코드는 변화를 위한 ‘혁신’이다. 지난 10년이 회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변화된 산업구조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젠 미래준비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의미다.

 발전회사들이 내세우는 키워드는 세계화·녹색성장·기업문화 개선이다. 특히 세계화는 각 사가 향후 10년 뒤를 목표로 내건 신규비전과 슬로건에 빠짐없이 들어간 ‘Global’과 ‘World’라는 단어만으로도 그 의지가 드러난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 유수의 발전회사가 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특히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급격한 성장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이로 인해 생기는 신규 발전시장을 해외진출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최근에는 발전사업을 축으로 집단에너지사업·전력컨설팅사업·자원개발사업 등 타 에너지 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다양한 해외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글로벌 연료자원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연탄 등 발전연료에 대한 자주개발률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도 올해부터 속도를 올린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가 내년부터 시행되면서 발전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관련 발전설비 신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회사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설비만으론 의무발전량을 확보하는데 모자람이 있어 태양광·풍력은 물론이고 바이오매스·연료전지·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며 관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2015년경부터는 의무비율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당장은 RPS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향후에는 해외시장 개척의 사전 준비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견해다. 발전회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자세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의무량 확보와 함께 석탄청정기술·탄소포집 등의 기술도 개발해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복안이다.

 공기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기업문화 혁신에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율책임경영제도를 도입하고 직원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내부고객 경영을 통해 즐거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소속감과 전문성을 키우는 직원교육 사례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딱딱한 공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수익창출과 성과중심의 기업문화를 정착하고 있다.

 발전회사들 간의 소통문화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월 발전회사들 간의 광범위한 협력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출범한 발전회사협력본부가 그 예다. 한수원을 제외한 화력발전 중심의 발전 5개사는 협력본부를 통해 소통의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해외사업과 관련 중복투자와 과다경쟁을 사전 조율하기 위해 각 회사 해외사업처장들이 모여 해외수출 협의회 체결식을 갖기도 했다.

 발전회사들은 새로운 비전 아래 10년 뒤 매출 10조원 안팎 규모의 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청사진대로라면 해외 발전사업에서도 적게는 3조에서 많게는 5조원의 수출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표> 발전회사별 2020년 비전 세부계획

<자료:각사취합>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