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내셔널세미컨덕터를 인수한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세계 7위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이다. TI의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리더십이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TI는 4일(현지시각) 내셔널세미컨덕터를 주당 25달러, 총 65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5달러는 내셔널세미컨덕터의 이날 종가 대비 약 78%의 프리미엄을 추가한 것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경쟁사 인수로 규제 당국의 인수 승인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번 계약은 거대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의 탄생을 예고해 주목된다.
TI는 지난해 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서 14%를 점유한 1위 기업이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같은 해 3%를 점유한 바 있어 양사의 시너지로 TI의 시장 점유율은 17~18%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매출 규모에서도 상승 효과를 일으켜 TI를 전체 반도체 산업 내 톱3에 올려 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상위 3개 기업은 인텔(400억달러), 삼성전자(280억달러), 도시바(130억달러)로, TI(129억6000만달러)와 내셔널세미컨덕터(16억달러)의 매출을 합하게 되면 도시바가 4위로 밀려나게 된다.
TI는 양사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시너지를 자신했다.
리치 템플턴 TI 최고경영자(CEO)는 “내셔널세미컨덕터의 개발 능력과 제품들에 TI의 영업력을 더하면 내셔널세미컨덕터는 현재보다 열 배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시장 분석 업체인 데이터빈스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력으로 해 상당한 제품들이 중복되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고객층을 다양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수 계약은 양사 이사회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돼 6~9개월 내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