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올 여름 전력 수급난이 우려되면서 주요 전자 업체들이 절전형 친환경 가전 제품으로 반짝 시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국가적인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철강 등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춘 민간 대기업들은 도쿄전력에 전기를 재판매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25일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지난 대지진으로 일본에서 올 여름 심각한 전력난이 예상되자 주요 가전 업체들이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내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도시바는 충전기로 세시간 작동되는 19인치 LCD TV를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제품 기획 당시에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동남아 시장을 겨냥했지만 내수 시장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급선회했다. 또 지난달 대지진이후 LED 조명 매출액 목표를 배로 늘려잡고 야마가타현 나가이 공장을 조기 풀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파나소닉도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LED 조명 공장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양사는 가정용 충전기를 조기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올 여름 전력 성수기 15% 가량의 절전 지침이 내려진 가운데 전력 수요가 적은 야간에 충전한뒤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히타치는 사람 감지 센서를 통해 온도와 풍량을 자동 조절할 수 있는 절전 에어컨의 매출을 늘려 잡았고, 리코는 오는 7월 사무실용 LED 조명 시장에 첫 진출할 예정이다. 리코는 올 회계연도 LED 조명 사업으로 100억엔, 오는 2013년에는 1000억엔의 매출을 각각 거둔다는 목표다. 전자 유통 업계도 친환경 절전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빅카메라는 최근 30개 매장에 ‘절전 생활 방식 카운셀링 카운터’를 설치했다. 카운터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친환경 에이컨 등을 활용한 절전 사용법을 조언해준다.
한편 올 여름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철강·원자재 업계 등 주요 민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쿄전력에 잉여 전력을 되파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춘 민간 기업들이 그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이번 전력난 상황에서는 해결사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니폰스틸과 도쿄전력이 공동 소유한 치바현 키미츠 공장내 화력발전소는 100만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 대지진 발생직후 이 발전소는 도쿄전력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 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이밖에 스미토모금속·미쓰비시화학·오지제지·IHI·모리빌딩 등 여타 민간 대기업들도 자체 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를 도쿄전력에 공급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