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 게임은 정말 나쁜가

강경석
<강경석>

 심야 시간에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찬반 논란은 뜨겁고, 일각에서는 헌법소원 움직임도 있다. 셧다운제 도입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 매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신 또는 이해의 부족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학부모나 기성세대는 게임을 직접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수의 기성세대는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막연한 의심만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학습시간 부족과 집중력 감소 등으로 인한 수학능력 저하 등 비교육적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 걱정한다. 더구나 게임 내용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일 경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이 청소년 범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정말 나쁜가. 나쁘다면,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유해한가. 학술논문을 살펴보면, 게임의 효과에 대해서는 일상을 풍요롭게 하거나 창의력을 증진시킨다는 긍정적인 의견에서부터 게임의 폭력성, 선정성 혹은 중독성을 비판하는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구들이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와 논쟁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이용자에게 직접 어떤 유해한 효과를 미치는지의 과학적 증거는 부족하다. 특히 연구방법론 측면에서 이런 부정적인 효과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임 효과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자극에 대한 반응(자극이론) 또는 학습효과(사회학습이론)로 인해 게임이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단편적인 시각은 많이 퇴색했다. 반면에 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하거나 건강이나 치료에 적용하는 등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게임의 효과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를 떠나 현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게임이 청소년들의 일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게임이 청소년들의 일상 문화가 되면서,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중독 현상을 보이는 일부 청소년들의 사례가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실제 게임 시간을 가지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많은 갈등이 존재한다. 그래서 심야시간만큼은 이런 갈등을 원천적으로 없애자는 것이 이번 셧다운제의 도입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 중독을 알콜이나 약물 중독처럼 병리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과연 맞을까. 현재는 게임 중독도 치료의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고, 중독률을 낮추기 위한 사회적 노력 또한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청소년층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으로 게임이용이 보편화될 경우에도 게임 과몰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까. 설령 중독 성향을 띤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청하는 인기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지나친 몰입을 우리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따라서 기성세대로까지 게임이 대중화되면 게임 과몰입의 인식도 바뀌게 될 것이다.

 게임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놀이문화가 디지털 매체에 정착한 것일 뿐이다. 청소년들이 뛰어놀 시간적·공간적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게임이라는 디지털 놀이문화를 억압한다면, 청소년문제는 오히려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일례로 청소년의 게임이용률과 청소년범죄 발생률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연구결과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게임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의 게임세대가 부모가 되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저절로 가라앉을 것이다. 게임이라는 매체를 이해하게 되면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경석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팀장 totoro@kocc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