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 구글의 날개를 달다

[ET단상]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 구글의 날개를 달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두이노(Arduino)의 플랫폼을 선택했다. 이달 10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구글 I/O(Innovation in the Open) 2011’ 연례행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오픈소스를 주도하는 소프트웨어(SW) 진영과 하드웨어(HW) 진영이 드디어 손을 잡은 것이다.

 아두이노는 오픈 HW 운동을 선도해 온 오픈소스 플랫폼이자 그의 생태계다. 현재 아두이노 플랫폼을 이용한 프로젝트의 수가 3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아두이노에서 파생된 다양한 클론은 이미 100개가 넘었다. 이러한 클론 플랫폼을 이용한 프로젝트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다.

 아두이노의 탄생과 성장은 안드로이드의 그것을 그대로 닮아 있다. 지금까지는. 그렇다면 그의 미래는? 오픈소스의 대표적인 SW와 HW 두 플랫폼의 연대는 다시 어떠한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

 먼저 아두이노가 구글의 AOA(Android Open Accessory)의 HW 플랫폼이 됨에 따라 이를 통해 매우 다양한 안드로이드 지원 주변기기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장착한 기기의 수는 이미 1억 대가 넘었고, 매일 40만 대가 넘는 안드로이드 기기가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수많은 기기에 연동될 수 있는 주변기기들이 앞으로 아두이노 플랫폼을 이용한 기존 프로젝트는 물론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과연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할까?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제 오픈소스 HW 플랫폼이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안드로이드 기기에 연동되는 것이 단순히 주변기기뿐인가? 아니다. 스마트 미터, LED 조명, 정보가전 등 인터넷 디바이스가 모두 가능해진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기기를 Android@Home 프레임을 통해 가정 내의 모든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홈 오토메이션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결국 와이파이, 이더넷 등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인터넷 디바이스들이 안드로이드 기기에 접속되어 앱을 활용,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칩이 최근 내놓은 안드로이드 기기를 위한 ADK(Accessory Development Kit)에서는 신용카드 조회기, 혈당 측정기, 자동차용 오디오 및 GPS 등을 주요 애플리케이션으로 예시하고 있다. 아예 모든 인터넷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기기의 주변기기가 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혁명이다.

 2020년이 되면 1000억 개 이상의 인터넷 디바이스가 도처에 편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유비쿼터스 시대가 만개하는 것이다. 바로 오픈소스 혁명의 결과다. 이제 오픈소스 HW 플랫폼이 구글의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동안 아두이노의 오픈소스 HW 플랫폼을 이용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로봇, 센서 등에 관한 것으로, 대학의 랩이나 하비스트가 주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위키(wiki)적으로 이루어졌다. 실제 시장과는 다소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아니 이미 달라지고 있다. TI, NXP 등 시장 지배적 프로세서 벤더들 역시 오픈 HW 흐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비글보드(BeagleBoard)가 TI의, 엠베드(mbed)가 NXP의 지원을 받아 최근에 생겨난 오픈소스 HW 플랫폼들이다. 이제 실제 시장이 온라인 커뮤니티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실제 시장으로 그 경계를 뛰어넘고 있다. 결국 유비쿼터스 시대의 인프라인 인터넷 디바이스의 생태계는 안드로이드와 아두이노의 오픈소스 플랫폼의 진화를 따라 그 가치사슬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윤봉, 위즈네트 대표, yblee@wiz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