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매각 최종 결렬, 원점에서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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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이성) 매각작업이 원점에서 다시 추진된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엔텍합과 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일렉트로룩스와도 협상을 중단했다고 29일 밝혔다.

 채권단은 협상이 종료된 엔텍합이 대우일렉에 대한 매수인 지위를 임시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마무리한 후 매각작업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대우일렉의 주인 찾기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무산 배경은=일렉트로룩스가 요구해온 조건이 채권단의 수용 한계를 넘어선 것이 매각 결렬의 주원인으로 해석된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엔텍합과 대우일렉 협상 종료 후 후순위 협상대상자인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와 접촉해왔다.

 입찰 당시 6000억원을 총인수가격으로 써낸 일렉트로룩스는 실사 결과에 따라 5% 이상 가격을 깎을 수 있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입찰 마감 후 용인되는 가격 인하폭은 5% 이내다. 일렉트로룩스가 대우일렉 자산 일부의 분할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도 채권단에 부담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시 안갯속=채권단 관계자는 “향후 매각 재입찰 공고를 내겠지만, 우선은 엔텍합과의 법원 판단 종결이 우선돼야 한다”며 “법원 판단이 얼마나 걸릴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해 매각 절차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인수자금을 납입하지 않아 지난달 말 협상이 종료된 엔텍합은 채권단을 상대로 대우일렉에 대한 매수인 지위를 임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낸 상태다. 채권단은 엔텍합이 대우일렉 인수 보증금 578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일렉을 인수할 만한 대상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비교적 인수 의지가 강했던 엔텍합이나 일렉트로룩스까지 떨어져 나가면서 새 주인이 될 대상을 물색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주인이 나와야 본격 성장 가능=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해온 대우일렉은 일렉트로룩스와의 협상마저 무산되면서 다섯 차례 매각협상에 실패했다.

 대우일렉은 구조조정과 주요 사업 집중화를 거치면서 지난 2008년부터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08년 32억원을 시작으로 2009년 410억원, 2010년 1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는 450억원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턴어라운드가 본격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 주인이 조기에 결정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가전업계의 빠른 기술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가 필요한데 채권단 관리체제에서는 이런 대응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매각협상이 빨리 진행돼 적절한 투자와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계획성 있는 경영이 시급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표. 대우일렉 워크아웃 및 매각일지

 - 1999년 8월 :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와 함께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

 - 2002년 11월 : 대우일렉트로닉스 출범

 - 2005년 10월 :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매각 결의

 - 2006년 9월 : 인도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07년 1월 : 비디오콘과의 MOU 파기

 - 2008년 2월 : 모건스탠리PE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08년 8월 : 모건스탠리PE 인수포기

 - 2008년 10월 : 차순위자로 리플우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2009년 1월 : 리플우드와 매각 협상 결렬

 - 2010년 4월 : 중동계 엔텍합 그룹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 2011년 5월 : 엔텍합 그룹과 협상 결렬

 - 2011년 6월: 후순위 우선협상대상자 일렉트로룩스와 협상 결렬

 ※자료:대우일렉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