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포커스]우주전파

[사이언스포커스]우주전파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을 쳐다보며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천문학자는 이를 과학적으로 풀기위해 노력 중이다. 국경과 경제를 넘어 협력하며 한걸음씩 과학적 실마리를 찾기 위한 연구를 벌이고 있다.

 우주를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은 6가지가 있다. 가시광선, 전파, X선, 감마선, 자외선, 적외선들이 있다. 전파천문학은 이 가운데 우주에서 오는 전파로 우주의 신비를 연구하는 분야다. 전파천문학은 전파망원경으로 이뤄진다.

 ◇우주의 신호 우주전파=별빛은 몇 백 광년이라는 우주 공간을 여행한 뒤 우리의 눈에 도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도 우주의 온갖 천체에서 발생해 지상으로 쏟아진다. 이것을 우주전파라 부른다. 우주전파는 1931년 미국의 벨연구소에 근무하던 무선공학자 칼 잔스키란에 의해 발견됐다.

 항성과 고온의 가스운도 우주전파를 방출한다. 특히 저온 가스운에서 원자나 분자가 내보내는 전파와 초신성 폭발이라든가 은하 중심핵의 우주 제트현상이 내보내는 우주전파에 연구자 관심이 모아진다.

 우주전파 종류는 다양하다.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중성수소가 내는 전파는 파장 21㎝(주파수 1.42 ㎓)에서 수신된다. 일산화탄소는 115.27 ㎓ 대역에서 수신된다. 대부분의 우주전파들은 1~1000㎓대 사이 대역을 이룬다. 과학자들은 전파 각각의 주파수를 알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 맞춘 전파망원경을 통해 각 우주전파를 관측할 수 있다.

 위석오 천문연 기술개발본부 박사는 “우주전파는 우주의 중성수소나 일산화탄소 등의 분포를 보여준다”며 “우주 구성과 움직임,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주탄생 비밀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의 전파망원경으로는 하나의 우주전파만을 관찰, 단편적 정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난제다. 동시에 많은 주파수를 관측하면 좋지만 지금까지는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여러 우주전파 동시 관측 가능=최근 국내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우주전파를 4개 채널(22, 43, 86, 129㎓)로 동시에 관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천문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한석태 천문연 박사 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기존 우주전파 관측이 하나의 주파수만 관측할 수 있었던 반면 동시에 4개 채널로 관측 가능하다. 특히 초고주파 영역인 86㎓와 129㎓ 영역에서 천체 관측이 가능하다. 초고주파수 우주전파 관측이 어려웠던 것은 초고주파수 우주전파가 지구대기를 통과하면서 변형되는 것을 보정하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개발한 4채널 우주전파 동시 관측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저주파수인 22㎓의 우주전파가 지구대기를 통과하면서 변형되는 정보를 이용해 고주파수 변형을 보정한다.

 한석태 박사는 “4개 채널 우주전파를 동시에 관측한다는 것은 4개의 눈으로 동시에 우주를 본다는 의미”라며 “기존의 1개의 눈으로 우주를 보는 것에 비해 우주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채널 동시관측시스템 구축으로 한국천문연구원은 세계 최고 성능의 우주전파 관측망을 확보했다”며 “이를 이용해 별의 탄생과 죽음,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 블랙홀 등의 비밀을 푸는데 획기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연 측은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연세대와 울산대, 탐라대에 각각 직경 21m 전파망원경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이 망원경을 이용해 동시에 관측 작업에 돌입한다. 이 기술은 현재 국제 특허 출원 중으로 연내 특허등록이 완료될 것으로 천문연은 기대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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