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글로벌 네트워킹, 기업의 필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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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이 끊긴 기업은 수명도 짧다.”

 IMF를 지난 이후 경제 연구 기관이 ‘망한 기업’과 ‘살아남은 기업’의 차이점을 분석하니 관건은 ‘글로벌 네트워킹 수준’이었다.

 기업 내 네트워킹이 이뤄지지 않은 기업과 글로벌 경제 위기는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사업 범위는 글로벌 단위로 확장된 반면 의사결정 체계와 시스템은 단일 국가 체계에 한정돼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변방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을 본사에서 간과하거나 위기의 신호를 글로벌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연계하지 못한 것이 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GM이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P&G와 네슬레는 세계를 하나로 본 네트워킹 전략을 화두로 삼았다. 지원 기능은 내부적으로 통합하고, 마케팅 등 특화 기능은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이어 삼성·LG 등 국내기업에도 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글로벌 통합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법인 직원이 마치 한 사무실에 있듯 협업을 강화했다. 본사 중심의 강력한 네트워킹을 핵심 DNA로 삼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제품과 업무 혁신을 위해 조선·자동차·IT 등 이종 산업간 네트워킹도 빨라졌다.

 임직원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결속시킨 키워드는 모바일 기기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대중화는 기업의 업무 소통 방식을 바꿔놨다.

 더 나아가 PC와 인터넷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유무선 인프라를 통합하고 영상회의, 메신저로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이뤄지고 있다. 웬만한 문서 작업도 하나의 서버에서 하면서 협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전사 문서를 한 곳에 모으고 문서 공유를 쉽도록 하기 위한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의 통합도 이뤄지고 있다. 협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데스크톱 대신 중앙 서버 자원을 이용 및 공유하는 가상데스크톱(VDI) 기술 적용도 금융·제조 등 전 산업의 이슈다.

 2008년 포스코에 이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텔레콤, KT,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이 통합 EDMS를 만들고 문서관리와 업무 공유 방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공통의 문서 저장소에 모든 부서·개인의 문서를 모으고, 이 곳에 접속해 문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PC에는 문서를 최소한 저장하고 웬만한 문서 작업과 과제 협업은 EDMS가 있는 중앙 서버에 접속해 처리하는 것이다. 정보에 대한 권한이 있을 뿐 소유 개념이 없는 네트워킹 방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문서 공유를 위한 시간이 단축되면서 협업 수준을 높이고 이를 모바일과 연계해 스마트 네트워킹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포스코, LG디스플레이, SK텔레콤이 모바일 기기로 문서를 공유하면서 소통 역량을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모바일 기기로 설계 업무까지 가능한 LTE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고민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글로벌 R&D 네트워크 조성도 빨라지고 있다. LG전자가 국내와 미국 등에서 추진한 글로벌 PDM 프로젝트 주요 목표도 글로벌 R&D 네트워크 강화다. 5개 각 사업 본부를 포함해 해외 연구개발센터 등 글로벌 PDM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표준화시켰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하이테크 업계의 글로벌 시스템 구축은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생산관리시스템(MES) 등 기업용 IT 전 영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LG이노텍과 두산전자BG 등 부품업체도 올해부터 글로벌 ERP 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IT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글로벌 부품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IT 통합 체계를 갖춰 실시간기업(RTE)이 되기 위한 네트워킹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시스템부터 모바일, 문서까지, 전 산업에 불고 있는 IT 네트워킹 혁명은 기업의 생존과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