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을 길들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속적인 콘텐츠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해외 자본의 투자까지 제한하며 인터넷 기업을 몰아붙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중국 정부가 인수합병(M&A) 검토 기준을 바꿈에 따라 인터넷 기업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업부는 이달 초 해외기업이 중국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우거나 투자를 할 때 ‘변동지분실체(VIE)’도 심의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해외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거나 합작 법인을 세울 때 최대 지분 비율을 49%까지로 하는 제한을 두고 있다.
VIE는 의결권이 있는 지분이 아닌 기술, 용역, 임대 등의 계약으로 투자를 하는 것을 의미하며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해외 기업이 VIE로 투자하는 것은 제한하지 않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를 포함한 대부분 인터넷 기업이 VIE로 해외기업의 투자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중국기업에 투자하는 해외기업들은 지분 비율뿐만 아니라 VIE까지도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규제는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기업 VIE 투자를 많이 받는 인터넷 기업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 잡지 ‘치우시’의 기자들은 인민일보에 ‘중국 정부가 인터넷 혁신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야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중국에서 향후 새로운 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거나 수용할 때 더욱 신중하게 정책을 고려하고, 철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 규제 강화 입장을 옹호했다.
중국 정부는 관영통신 CCTV를 통해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를 비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리우 치 공산당 서기관이 유쿠닷컴, 시나를 방문해 검열을 공식화하는 등 인터넷 기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잇따른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에 대해 인터넷 기업들은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제니퍼 리 바이두 최고재무담당은 “새 규제는 지금 있는 비즈니스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며, 우리에게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