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

[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ISKL의 `폭넓은 학교 배움의 결과` 교육이념

 인터넷은 국경이 무색한 시대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클릭 몇 번으로 지구 반대에서 만들어진 물건을 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구 반대편 사람을 만나고, 리듬조차 생소했던 제3세계 음악까지 듣는다.

 변화의 시대에는 인재상도 바뀐다. ‘글로벌 인재’가 가장 대표적 사례다. 하나의 지역이나 국가에 얽매이지 않은 폭넓은 사고와 나와 다른 타인을 인정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글로벌 인재는 많은 교육기관이 지향하지만 좀처럼 이뤄내기 힘든 목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ISKL(International School of KualaLumpur)은 말 그대로 글로벌 인재의 산실이다.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동남아 지역의 대표적 국제학교다.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 ‘글로벌 시민(Global Citizen)’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다양함을 아우르는 조화와 배려=ISKL의 특별함은 교정에 들어가면 바로 느낄 수 있다. 마치 올림픽 개막식 열기처럼 인종과 국적을 초월한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고 뛰노는 모습을 만난다.

 1500명을 웃도는 ISKL 학생의 국적은 무려 60여개국에 달한다. 미국과 말레이시아, 영국 등에서 온 학생이 다수지만 한국인도 적지 않다. 200여명의 교사 역시 17개국에서 온 전문가들이다.

 이처럼 생활 습관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한 울타리에서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랜트 밀라드 ISKL 교장은 그 비결을 한마디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조화와 배려’라고 설명했다.

 교사와 학생은 물론이고 학생끼리도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를 익힌다. 이러한 문화는 글로벌 인재의 핵심 덕목인 조화와 배려로 이어진다. 자신의 틀에 갇히지 않고 남을 존중하면서 입체적 시각을 갖게 되는 셈이다.

 밀라드 교장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은 하나의 문제를 여러 가지 시각으로 바라본다”며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고 들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다양함을 배운다”고 말했다.

 ◇참여형 수업이 창의성을 기른다=ISKL의 교육 이념은 ‘폭넓은 학교 배움의 결과(SLRs:School-wide Learning Results)’라는 말로 표현된다. SLRs는 △창의적 사고(Think Creatively) △비판적 판단(Reason Critically) △효과적 소통(Communicate Effectively) △건설적 협업(Collaborate Constructively) △열정적 배움(Learn Enthusiastically) △윤리적 삶(Live Ethically)이라는 6가지 항목으로 다시 나뉜다.

 SLRs를 실현하는 ISKL의 수업은 철저하게 참여형이다. 교사의 수업을 학생이 듣기만 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힘으로 찾은 자료를 발표하고 의견을 나눈다. 교사는 이 과정에서 가이드 역할을 맡는다.

 IT도 참여형 수업을 돕는다. ISKL에는 무선인터넷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학생들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패드로 인터넷에 접속, 필요한 지식과 만난다. 몇 명의 학생이 팀을 이뤄 수행하는 공동 프로젝트는 SNS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ISKL 학생들은 학술적 수업뿐 아니라 다양한 학내 체육 활동과 정규 수업 외 활동을 즐긴다. 학생들은 상호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활동으로 스포츠맨십을 키우고 커뮤니티에 속하는 방법을 배운다.

 ◇아이비리그에서도 인정하는 ISKL의 교육=ISKL은 우리나라 학제에 비유하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학년으로 이뤄진다. 말레이시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물론 학비도 가장 비싼 편이다.

 1학년부터 5학년까지 5년간의 ISKL 초등교육 과정은 향후 살아갈 인생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긍정적 가능성을 심어주는 단계다. 예술, 수학, 사회, 과학 등은 물론이고 전문 교사들이 기술과 물리도 가르친다. 영어가 능숙한 학생들은 3학년 이후 제2 외국어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중등교육 과정은 6, 7, 8학년이다. 이들은 질 높은 학문을 습득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활동과 자신을 에워싼 환경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커리큘럼은 인류학, 수학, 과학 등을 배우는 코어 코스와 자신이 좀 더 흥미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일렉티브 코스로 이뤄진다.

 고등교육 과정은 9학년에서 12학년까지다. 이들은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면서 비주얼아트와 음악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고등교육 과정의 백미는 스포츠, 커뮤니티봉사, 학생회 활동 등 방과 후 활동이다. 학생들은 방과 후 활동에서 새로운 기술과 흥미, 그리고 관계 노하우를 배운다.

 고등학교 과정에는 유럽에서 인정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와 미국 대학의 교양 과목에 해당하는 AP(Advanced Placement) 코스도 마련돼 있다. 다른 학교에선 찾아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이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미국 아이비리그에 입학할 정도로 인정을 받는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
[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
[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
[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
[창의 교육의 창 아시아]<8>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 IS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