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알뜰주유소 불참 결정

 현대오일뱅크가 9일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이 같은 결정은 사업 특수성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과 달리 마진이 높은 석유화학이나 윤활유 사업부문이 없다.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한 원유 정제 및 판매 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저가 방식인 입찰에 참여하면 회사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규모 물량에 따른 생산 수급과 기존 고객들의 반발도 한몫했다.

 이번 입찰 물량은 국내 경질유 내수시장의 4~5%에 해당할 정도로 대규모다. 물량을 맞추기가 힘들다. 기존 고객들에게 공급하는 가격보다 저가로 낙찰될 경우 전체 공급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김병섭 현대오일뱅크 영업본부장은 “대산공장의 생산수급과 현재의 판매 규모 및 물류시설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입찰에 쏟아져 이를 추가 배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거래관계를 유지해 온 전국 2400개 주유소 및 대리점 고객에게 자칫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정유사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최저가 입찰이다 보니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은 “아직까지 정해진 것 없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는 “경제성에 입각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석유제품은 유찰을 여러 번 거치기도 한다”며 “현재 상황만 보고 예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