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현 정부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통폐합·해체한 것은 “실책이었다”고 말했다. 내년 12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차기 정책을 가다듬을 때 이 부분을 반드시 재논의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집권 여당 대표가 정부 출범 초기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을 처음 시인한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차기 정부 조직개편에서도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날 홍 대표는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엔지니어클럽 초청 ‘이공계 100만 양성’ 강연에서 “이 정부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부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부를 통폐합한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란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보통신이라는 게 우리 한국사회 발전의 원동력인데 그 정보통신부를 (갈라서 다른 부처로) 통폐합한 것은 실책 아닌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치를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여당 대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가 차기 정부까지 핵심 쟁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홍 대표는 “총선, 대선에 임할 때 과학기술 우대정책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과학기술 정책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의 역량과 가치는 숫자로 직접 설명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1위 기술이 125개, 세계 5위 이내 분야가 478개정도 된다”며 “(과학기술인) 여러분의 노력으로 이만큼 기술강국으로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천기술을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제가) 72학번인데 그 당시 전자공학, 조선공학 붐이 일었다. 40년이 지나니까 삼성전자가 나오고 조선 1위가 됐다”며 “과학의 힘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자신의 학창시절과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강의를 마친 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여 교수는 홍 대표에게 “이번 정권에서 과기부가 없어진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 충격을 받았다”며 “잃어버린 과학기술 5년이라는 오명이 남지 않을까 싶다”며 과학기술계의 낙담과 자괴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