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70> 경찰서 정모

 같은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이 단체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송사에 얽혀 경찰 조사를 받는 것.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 회원들의 정기적 오프라인 모임을 뜻하는 ‘정모’와 경찰서를 합친 말이다.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경찰 조사를 위해 만나게 되는 어색한 상황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강제 정모’가 있다.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격한 논쟁이 벌어져 험한 말로 인신공격하거나 비방하는 일이 생기면 상대방이 “지금 저 비방하시는 분들 모두 ‘경찰서 정모’하게 만들겠습니다”라고 응수하곤 한다. 공동구매나 회비 유용 등의 논란이 벌어져도 경찰서 정모를 준비해야 한다.

 온라인에서의 갈등으로 고소·고발을 당할 경우 ‘고소미를 먹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지난 3월 디시인사이드 코미디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정모를 하며 참석한 여중생에게 술을 먹이고 단체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코미디 갤러리 다른 네티즌들이 수사를 의뢰, 결국 이들 몹쓸 네티즌들은 경찰성 정모를 하게 됐다.

 인터넷에 유명인이나 연예인에 대해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인신공격하다, 해당 연예인의 신고로 비방글을 올린 네티즌들이 경찰서 정모를 하는 일도 심심찮게 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 영화나 음악을 불법 공유하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경찰서 정모를 하기도 한다. 미성년자의 경우, 저작권 교육을 받고 처벌을 면하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제도에 따라 경찰서가 아니라 교육장 정모를 하기도 한다.

 이 표현의 기원 역시 디시인사이드와 연관됐다. 2005년 수능 정시 원서모집 사이트가 해킹당해 마비된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 사건과 연관된 디시인사이드 수능 갤러리 사용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서 정모’란 표현이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생활 속 한 마디

 A: 전에 ‘안드로메다 지구 침탈 결사 반대 해방군’에 온라인 성금 보낸 적 있어요.

 B: 운영자들이 성금 횡령했다 경찰서 정모했다네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