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반도체 · 디스플레이 동반성장] 상생협력을 통한 반도체 · 디스플레이 최강국 도약방안/서영주 원장

[기획/반도체 · 디스플레이 동반성장] 상생협력을 통한 반도체 · 디스플레이 최강국 도약방안/서영주 원장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시장규모는 지난 2010년 4198억달러에 이른데 이어 올해는 4234억달러로 매년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은 세계 수요 25%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기술력뿐만 아니라 생산규모에서도 가히 반도체·디스플레이 강국이라 할 만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90% 이상이 수출되며 국내 전체 수출 10% 이상을 차지한다. D램·플래시메모리·LCD는 세계시장에서 5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제는 명실공이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이 선진기업 경쟁목표가 될 만큼 세계적 리더로서의 위상을 구축했다.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한 업계 종사자분 헌신 뿐 아니라 정부, 유관기관 및 학계 지원이 없었으면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상과 달리 국내 장비산업은 미흡한 수준이다. 세계시장 진출은 아직 부족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율도 각각 23%, 62%에 그치고 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산업 역사는 1980년대 미래산업, 한미반도체 등이 테스트 장비와 장비금형을 생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0년대 국내에 반도체 공장이 본격적으로 구축되면서 국산 장비들이 속속 개발됐다. 세메스·아토·주성엔지니어링·케이씨텍 등이 장비 국산화 선도 기업으로서 산업을 발전시켰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반도체 공장 증설과 디스플레이 분야 본격적 투자로 인해 우리나라 장비산업은 본격적인 성장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산업은 한 단계 도약이 요구된다. 약 200개사에 이르는 기업들이 있지만 원천기술 부족, 규모의 영세성, 제품 신뢰성 확보 미흡 등으로 20조원에 달하는 국내시장을 외국장비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 선진기업 매출에 비해 50~100분의 1 수준이어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고 투자를 해나가기 어려운 현실이다.

 선진국은 자국 보유기술을 무기로 후발국 산업경쟁력 강화를 견제하는 기술보호주의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선진장비 수출을 암묵적으로 금지함으로써 국내 소자기업 기술개발을 견제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장비산업을 강화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을 세계 최강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대기업과 장비기업인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공동의 상생구조를 구축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 이미 국내 소자기업은 앞선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으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국내 장비산업의 실질적 경쟁력 향상을 요구한다. 상생을 통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진정한 윈윈은 장비 업체의 끊임없는 개발 노력을 통한 앞선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소자업체들이 구매해주고 독려함으로써 소자의 원가경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경부가 준비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개발사업’은 국내 장비기업의 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현재 국산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국내 장비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대·중소기업이 함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국내 장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조기업과 장비기업이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장비산업도 꽃을 피울 것으로 믿는다.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suhyj@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