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케이스스터디]솔로몬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CIO BIZ-케이스스터디]솔로몬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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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행업계 자산규모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 안정적인 수익확대를 위해 2000년대 후반부터 사업영역 확대에 나섰다. 기존 기업여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주 사업에서 개인여신으로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개인여신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시스템 체계가 마련돼 있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솔로몬저축은행은 업계 최초로 대규모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다. 솔로몬저축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는 업계 최초라는 것 외에 개발 방법론으로 애자일(Agile)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 중 저축은행 뱅크런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불구,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이 지난 2010년 1월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비즈니스는 급변하는데 IT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솔로몬저축은행 정보시스템은 기업여신 및 PF 업무만을 지원하는 정보시스템이 개별적으로 구축돼 있었다. 새로운 개인 여신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통합된 정보시스템 체계가 필요했다. 하드웨어 용량도 크게 부족했다.

 ◇데이터통합 관건=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 2007년. 즉각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2009년 3월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요건분석을 해야 했다. 대형 IT서비스기업에게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 정보를 제공받았다. 하나은행 등 앞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은행에 대한 벤치마킹도 했다.

 당시 솔로몬저축은행이 가장 고민했던 것은 고객 데이터 통합을 어떻게 하느냐 였다. 사업 초기 서비스별로 사업영역별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기업, 개인, 소호 등 사업영역이 아닌, 여신·수신·환전 등 서비스별로 각각 시스템을 묶는 것이다. 복합상품 개발을 유연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을 벤치마킹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하나은행은 앞서 차세대시스템에 이 모델을 적용했다.

 그러나 실제 적용은 쉽지 않았다. 이론상으로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조원준 솔로몬저축은행 팀장은 “막상 서비스별로 시스템을 묶으려고 하니, 저축은행 특성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자체 분석과 여러 논의를 한 결과 서비스 별 정보시스템 체계보다는 관계형 데이터 모델링을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비스별 정보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것이 아니고 연동하는 형태다.

 2009년 8월 차세대시스템 구축 주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솔로몬저축은행이 사업자 선정 시 가장 중시했던 부분은 프레임워크다. 솔로몬저축은행은 글로벌 IT기업의 코어뱅킹 솔루션을 포함해 다양한 프레임워크 제품을 검토했다. 이 결과 SK C&C 프레임워크인 ‘넥스코어’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솔로몬저축은행은 넥스코어 기반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3개월 동안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C버전으로 개발된 넥스코어를 자바로 전환하고 일부 업무에 대한 실거래 테스트도 진행했다. 자반기반 넥스코어의 금융권 첫 적용사례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조 팀장은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 트랜젝션은 자바 기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향후 인력을 충원하기가 C보다는 자바가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극복하고 가동=이듬해 1월 프로젝트가 착수됐다. 6개월 동안 분석설계가 진행됐지만 수신입출금, 여신입출금 등 일부 업무시스템에 대해서는 선도개발도 병행했다. 이후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방법론으로는 애자일 방식을 적용했다. 대형 IT개발 경험이 없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짧은 주기별로 개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애자일 방식은 월단위로 적용했다. 선도개발로 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스템 개발, 실제 운영서버에 설치하는 과정이 과제별로 이뤄졌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수정, 보완해 다시 개발했다. 그러나 애자일 방식 적용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상당수 개발자와 관리자가 부담스러워 했다. 잦은 업무 협조로 인해 현업도 거부감이 컸다. 애자일 방식을 적용하려면 요구사항 파악,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등이 짧은 기간 내 하나의 주기로 돌아야 하는데 관계자들이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문제는 결국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했다. 무엇보다 경영진 의지가 컸다. 필요시에는 매번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애자일 관리툴을 적절하게 활용한 것도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사용된 애자일 관리툴은 개발진척 대시보드를 만들어 팀별로 매주 단위로 진척 상황을 공개하는 것이다. 인력 이탈 없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테스트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총 4차에 걸친 통합테스트와 2차에 걸친 시범테스트가 이뤄졌다. 이외 4차에 걸친 전행테스트와 자체점검 테스트도 2차에 걸쳐 추가로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 업계에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 부산·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받으면서 저축은행 뱅크런이 우려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점 및 현업 직원을 테스트에 참여시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다시한번 경영진 의지를 빌리는 것이었다. 영업점 및 현업 직원들 협조가 잘 이뤄졌다. 조 팀장은 “저축은행 뱅크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차세대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솔로몬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은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이후 순간 장애가 발생되긴 했지만 문제는 즉각 해결했다. 현업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상태다. 과거 시스템 규모가 작아 하루 50억원 밖에 이뤄지지 않던 대출도 이제는 150억원 이상 가능해졌다. 다양한 상품개발과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조 팀장은 “향후 정보계 부분에 대한 고도화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