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피크` 걱정하는 발전소 정기점검

9.15 순환정전으로 정비일정 차질…더 늦추면 설비신뢰문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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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회사들이 올해 계획정비 일정을 놓고 때 아닌 `봄 피크`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절기 전력수급기간 뒤 찾아온 기습 폭염으로 9·15 순환정전이 발생한 것처럼 꽃샘추위가 전력피크의 악몽을 재현, 전체 정비일정을 틀어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관련 가능성을 인지하고 각 발전회사에 3월 중순 이후까지는 비상상황실을 유지할 것을 요청했다.

발전회사들은 9·15 순환정전으로 지난해 가을철 정비일정에 조정이 있었던 만큼 올 봄에도 정비 일정이 미뤄지면 설비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여름철은 물론이고 겨울철에도 전력피크가 발생하면서 1년에 6개월밖에 정비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봄·가을 기습피크까지 고려하면 일정을 조율할 여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발전회사 관계자는 “작업에 따라 발전소 정비는 30일에서 50일 정도 소요된다며 2년에 1번씩 정비를 받는다 해도 발전6개사의 200여기가 넘는 설비를 점검하기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력시장운영실적에 따르면 3·4·5월은 30여기에 달하는 발전소들이 정비를 한 반면 6·7·8월은 10기 미만의 발전소가 정비를 받았다. 9·10·11월 가을철 정비도 9·15 순환정전 여파로 평년보다 정비 실적이 적었다.

겨울철 정비는 사실상 전무했다. 2009년 12월은 237만㎾, 2010년 12월은 267만㎾의 설비가 겨울철에 정비를 받았지만 2011년 12월에 정비를 받은 설비는 2만㎾급 수력발전 1기가 전부였다.

겨울철 정비 실적이 저조한 만큼 올해 정비일정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할 전망이다. 전체 정비기간이 짧다보니 일정이 중첩되거나 당초 계획한 정비 일정보다 늦어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설비에 따라 상반기 정비일정을 하반기로 미루거나 2개 이상의 정비 일정이 겹치는 곳도 있다.

정비가 봄과 가을에 집중되면서 전체 전력수급 부문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여름 겨울은 사용량 증가로 인한 피크가 발생하고 봄과 가을은 정비 과다로 인한 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전회사 관계자는 “설비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충분한 정비기간이 필요하다”며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정비 유휴설비에 대한 검토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기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은 “정비일정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모든 설비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해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봄철 피크도 항시 대비가 아닌 기상상황에 따른 대처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발전설비 정비 현황

자료:전력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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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