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 및 PC업계가 애플 후폭풍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아이폰` 출시 여부에 따라 이통사 가입자 수와 매출이 롤러코스터를 타는가 하면, `뉴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PC 신제품 가격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9일 휴대폰 가입자 수가 아이폰을 판매 중인 소프트뱅크와 KDDI로 크게 쏠리면서 1위 업체인 NTT도코모 신규 가입자가 대폭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NTT도코모의 지난해 번호이동건수는 80만3600건으로, 2010년 40만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가 다른 이통사로 이탈했다는 의미다. 반면에 지난해 10월부터 아이폰을 판매한 KDDI는 번호이동고객수가 27만건으로 전년보다 9만건 감소했다. 아이폰 덕을 본 셈이다.
아이폰 효과는 이통 가입자 순증건수에서 더 확실하게 나타난다.
KDDI의 지난해 순증 가입자 수는 211만100명이다. 해약자를 제외한 수치로 NTT도코모(211만9700만명)를 바짝 뒤쫓았다. KDDI는 그동안 다른 이통사보다 높은 해지율을 보였다. `아이폰4S` 출시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다.
소프트뱅크는 2008년 `아이폰3G`를 필두로 아이폰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았다. 2010년 `아이폰4` 출시 때부터 신규 가입자가 급증해 최대 수혜주가 됐다. 이 회사의 순증 가입자는 354만300명으로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일본 PC업계는 모두가 울상이다. 뉴아이패드 출시와 맞물리면서 지난 2월 이후 시판된 노트북과 데스크톱PC 가격이 급락했다. 도쿄와 오사카 가전 양판점에서 판매되는 신제품 가격은 이달 초까지 매월 평균 20~40%씩 떨어졌다. 도쿄 시내 양판점에서는 지난달 초 출시된 NEC 노트북 컴퓨터가 출시 초기보다 40%가 떨어진 10만엔대에 판매되고 있다. 도시바나 소니 제품도 6만~8만엔대로 한 달 전에 비해 20~30%가 하락했다.
일본 양판점에서 판매되는 일본산 인기상품 평균 가격은 8만엔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만엔가량 내려앉았다. 현지 양판점 관계자는 “소비자가 뉴아이패드 등 스마트패드와 5만~7만엔대 노트북컴퓨터를 구매 대상으로 비교하는 추세여서 노트북 신제품도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노트북·데스크톱 신제품 지역별 가격 변동 추이 (단위:엔)
(*하락률은 발매시기 대비)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