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이나 마우스 대신 눈 동작만으로 TV나 PC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TV 화면을 1초 이상 바라만 봐도 메뉴 선택이나 게임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화면조작 기술을 개발했다. TV 리모컨이나 PC 마우스 등 인터페이스 장치를 대체할 길이 생겼다.

ETRI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쓸 수 있는 `사용자 시선 추적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특수 안경 등 보조장치 없이 TV 화면 밑에 달린 카메라가 사람의 동공을 세밀하게 추적, 메뉴를 결정한다.
광각 카메라로 사용자 얼굴과 눈 위치를 검출한 뒤 이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다시 협각 카메라가 동공 움직임을 확대, 판독해 TV 메뉴를 선택한다.
눈동자 판독 정확도는 2m 거리에서 0.8~1도 이내다. 60인치 TV에서 오차범위가 ±3.5㎝인 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다.
연구진은 시스템 소형화 및 경량화를 위해 세계 최초로 단일 적외선 조명 기술도 개발했다. 기존에 나온 시선추적 제품에는 두 개 이상의 적외선 조명이 필요했다.
활용 분야로는 장애인 TV 시청, 게임 조작, 인터넷 탐색이 우선 꼽혔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매체에 노출된 광고 효과 모니터링이나 시선과 동작을 연동한 차세대 게임,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및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운전자의 시선정보 분석, 홍채 정보 기반 본인 인증 등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차지훈 융합미디어연구팀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는 기업의 눈동자 판독 정확도 각이 1도라고 발표됐지만 실제로 테스트해보면 더 크다”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높게 평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