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통시장 장악한 친디아…포스트 ZTE·화웨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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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기준 세계 이동통신업체 상위권을 친디아(중국+인도) 기업들이 장악했다. 2000년대 들어 막대한 인구와 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이통시장의 블랙홀이 된 데 이어 이제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기술력 있는 자국 제조업체들까지 키워낸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중국 ZTE, 화웨이의 성공사례에 힘입어 인도 기업에도 자연스레 이목이 쏠렸다.

◇10위 기업 중 7개가 친디아=미국 시장조사업체 체탄 샤르마에 따르면 가입자 기준 상위 10위권 중 7개 기업이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다. 이들의 실적을 합치면 세계 모바일 가입자 매출의 27%, 모바일 서비스 매출의 12%를 차지한다.

단순 사용자도 친디아가 세계 1, 2위를 다툰다. 중국은 지난 3월 3일 정오에 10억 번째 휴대폰 가입자가 생겼다. 인도는 지난 2월 9억명을 넘어섰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기준 글로벌 휴대폰 가입자가 60억명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이상이다.

스마트폰으로 범위를 줄여도 마찬가지다. IDC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20.7%의 점유율로 스마트폰 시장 규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20.6%)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린다. 인도는 2.2%로 9위지만 2016년에 9.3%로 상승해 세계 3위 시장이 될 전망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이들의 시장 잠재력이다. 세계 인구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아직 수억명이 잠재고객으로 남은 셈이다.

◇중국과 인도, 비슷한 듯 달라=두 나라 이통시장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중국은 경쟁이 없는 이통시장 중 하나지만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하다. 중국 1위인 차이나모바일이 시장 66%를 차지한 반면에 인도는 1억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업체가 5개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인도 1위 업체인 바르티에어텔 시장점유율은 20% 미만이다.

월평균 가입자당평균매출(APRU)도 격차가 크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12월 기준 10달러 안팎으로 유지된다. 인도 릴라이언스 APRU는 2달러 미만인데다 영업이익률은 3.7%에 불과하다.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친다. 인도는 지난해 이통사업자의 초과 수익에 대한 추가 세금 부과가 20~25%에 이르렀다. 인도 대부분 통신사가 지난 2010~2011년 운영 수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이유다. 게다가 규제당국의 주파수 경매 부패 스캔들로 인한 국정 공백도 컸다. 시장 경쟁도 극심한데다 정부 정책까지 비틀거리니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포스트 ZTE와 화웨이, 인도에서 나오나=ZTE와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큰 제조업체다. 이들의 성공은 정책적 지원과 바잉파워가 막강한 내수 시장 등으로 요약된다. 비슷한 환경인 인도에서도 `포스트` ZTE와 화웨이가 나올 것인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인도 휴대폰 시장 경쟁이 매우 심하다. 150개 제조업체가 겨룬다. 토종업체 영향력이 점점 커졌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기업 입지는 약화됐다. 지난 1분기 인도 시장에서 몇 년간 1위를 수성한 노키아 점유율은 4%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지파이브, 카본모바일, 마이크로맥스 등 인도 후발 제조업체가 처음으로 나란히 3~5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과 사상 처음으로 협력도 진행한다. 라바는 지난 4월 인텔과 함께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솔로(Xolo) X900`를 내놨다. 입김이 세졌다.

문제는 정부 정책이다. 중국은 능숙한 밸류체인 간 업무 조정과 기민한 전략으로 화웨이와 ZTE 등이 서구 기업과 경쟁하도록 지원해 자국 시장을 보호했다. 인도 제조업체들도 이런 기조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인도 통신사들은 거대 복합기업으로 분류됐다. 재무 손실을 타 부문에 전가하거나 숨기기 용이하다. 전문가들은 규제 당국은 이런 눈가림을 교정하고 통신사들이 재무적으로 안정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도한 추가 세수율을 합리적으로 교정할 필요도 있다.

체탄 샤르마 측은 “인도 정부의 지원만 뒤따른다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시장인 인도는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세계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출처: 체탄 샤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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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