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업체들 투자 없으니 구매도 힘잃어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실종되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던 구매 조직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설비 구매 업무를 통폐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독립 법인 출범을 계기로 그동안 별도로 운영하던 장비 구매 조직을 자재 구매에 흡수했다. 구매 조직은 오는 7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S-LCD와의 합병 과정에서 다시 한번 축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LCD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특성이 다르지만 공통된 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도 구매센터가 최고생산책임자(CPO) 산하로 이관됐다. 생산과 구매간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담당도 줄이면서 조직 자체를 슬림화했다. 관계사인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최근 디스플레이 장비 개발·구매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역할이 줄어든 이유도 있어 보인다.

이처럼 양사의 장비 구매 조직이 왜소해진 것은 무엇보다 신규 설비 투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디스플레이 분야 설비 투자를 6조6000억원으로 책정했지만, 대부분은 AM OLED에 집중 투입된다. LG디스플레이는 P98라인을 비롯, 대규모 투자는 지난해 거의 마무리한 상황이다.

설비 구매는 패널 신규 투자의 직접적인 지표라는 점에서 업계는 이 같은 조직개편이 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전략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으로 보고 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미래 사업과 신규 투자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구매 조직의 위상이 갈수록 약해지는 것 같다”며 “특히 LCD 업계로선 선행 개발은 물론이고 양산 투자에서도 과거보다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