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식정보화사회의 기업문화 `스마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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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지식정보화사회의 기업문화 `스마트워크`

스마트워크가 대세다. 스마트워크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사람, 정보, 자원을 연결해 일하는 유연한 근무방식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일반화됐다. 네덜란드는 전 기업의 반 이상이 도입했고, 독일 기업 3분의 1 정도가 시행한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은 2000년대 초반 이를 과감히 도입해 연간 7억5000만파운드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다. 우리 정부도 2015년에 전 근로자 30% 이상이 스마트워크를 하는 비전을 갖고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워크는 기술적으로 ICT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준비가 돼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기업체 도입률은 3~4%대로 저조하다. 이는 스마트워크가 기술 이전에 문화라는 점을 보여준다. 스마트워크가 내포하는 가치체계를 수용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다. 통제와 신뢰의 균형은 스마트워크에서 주요한 키워드다. `보이지 않으면 딴짓을 하므로 가시권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사고는 근로자를 수동적이고 게으른 사람으로 본다. 반면에 `믿고 맡기되 결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한다`는 경영자와 근로자 간의 신뢰는 스마트워크 기본 개념이다.

스마트워크를 도입해 성과를 본 회사는 모두 `최대의 신뢰`와 `최소의 통제`를 기본으로 한다. 대표 성공 사례인 IBM은 자발성을 기초로 한다. 근로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자율적으로 일하며 결과를 평가받는 시스템이다. 이 자기조직화 시스템에서는 자신이 통제자가 된다. 스마트워크를 다년간 시행한 IBM은 실용적 결론을 얻었다. 스마트워크를 하는 근로자는 일과 삶의 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더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을 말한다. 변화는 지겨울 정도로 항상 진행형이다. 변화가 염두에 둔 것은 창의다. 그럼 창의성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미국 사회혁신가인 빌 드레이튼은 `몇 명의 리더가 끌고 가고 나머지 수만명의 대중이 컨베이어벨트에 매달려 이끌리는 20세기 포드식 모델은 끝났다`고 말한다. 대신 근로자 각자가 창의성과 자기주도성을 가진 혁신가가 돼야만 하는 시대라고 한다.

미국 자동차산업 메카였던 디트로이트의 몰락과 벤처 산실인 실리콘밸리의 부흥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포드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한 디트로이트와 달리 실리콘밸리는 기업 구성원 각자가 혁신성을 갖게 만드는 생산 모델을 만들어냈기에 세계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구성원 각자가 `선택의 주도권`을 가진 혁신가가 되는 것이 창의성의 발로다. 스마트워크는 `스마트`라는 말 자체에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희진 연세대 교수는 이를 `시간주권이 근로자에게 넘어가는 상태`라고 표현했다. 왕정시대와 달리 주권재민시대엔 국민이 스스로 참여하고 책임을 지듯, 시간주권을 가진 스마트워커는 스스로 동기를 부여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스마트워크는 왜 도입해야 할까.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고 사무실 비용을 줄이며, 업무 몰입도를 높여 생산성이 증가하고 근로자 삶의 질도 개선된다는 이유일까. 그 정도로도 스마트워크를 도입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더 절박한 필요조건이 있다. 스마트워크는 선택지가 아니다. 스마트워크 기본 철학인 자발성과 창의성은 지식정보화사회에서 기업 생존 방식이며 스마트워크는 이를 구현하는 기업문화 시스템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최호창 KT 기업문화혁신담당 상무 hochang.choi@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