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앞으로의 ‘인터넷 30년’ 기대 크다

1982년 5월, 전길남 KAIST 전산학과 교수(현 일본 게이오대 교수)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관에서 인터넷주소(IP)를 할당받아 구미 한국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있는 컴퓨터를 한국통신(현 KT) 전용선으로 연결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1969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인터넷인 `알파넷`을 실현한 지 12년 6개월 늦었지만 대한민국 인터넷 보급은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1990년대 중반에 이메일을 기반으로 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등장했고 이후 네이버컴·드림위즈·네이트 등 포털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벤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벤처가 강조하는 `인터넷은 생활`이라는 말이 생소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보편화했다.

인터넷은 산업 분야에도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화·3만 중소기업 정보화사업·비즈메카 등 정부·민간 할 것 없이 인터넷 활용에 역점을 뒀다. 생산에서부터 자재관리·구매·결제·서류결재·고객정보관리·회계관리 등 인터넷이 안 들어간 것이 없을 정도다. 초고속통신망·온라인 게임·포털사이트·전자정부·스마트폰 보급은 인터넷 확산의 성과다. 바이러스·해킹·스팸메일·인터넷 중독 등 정보화 역기능도 생겨났다. 덕분에 정보보안이라는 산업 분야도 생겨났다.

대한민국은 시작은 늦었지만 발 빠른 정책과 민간기업의 투자로 인터넷 선두그룹에 올랐다. 이제 인터넷 선도국가답게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인터넷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새로 열리는 세상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인터넷 산업을 기회로 잡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