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미래의 꿈이 필요한 우리 IT

[리더스포럼]미래의 꿈이 필요한 우리 IT

언제부터인가 세계적으로 놀라운 발전을 보여준 우리 정보기술(IT)에서 미래의 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라나 사회도 장래의 꿈(비전)이 없으면 쇠퇴하고 만다. 그래서인지 우리 IT산업은 서서히 와해돼가고 역동성과 혁신성이 퇴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새 정부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면 정부 조직 논의가 있게 마련이다. IT 분야 조직을 둘러싼 논의도 마찬가지다. 여러 곳에서 그 역할과 형태를 놓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단다. 그런데 우리 IT 비전을 이야기하는 곳이 별로 없다. 조직 구조나 권한의 배분보다는 같이 바라보는 꿈(비전)이 먼저다.

이제 IT는 단순히 한 산업 영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경제·정치·사회·문화 모든 분야와 바로 연계돼 있고 모든 분야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래서 IT를 논의할 때 이들 분야를 포괄해서 다뤄야 한다. 또 각 분야는 IT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정치권력 교체기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IT의 새로운 도약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IT 비전은 과거 성공 경험의 반복이 아니다. 앞선 나라의 선례도 우리의 미래 비전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스스로 창출한 새로운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미래에도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IT 강국`이 되려면 우리의 새 IT 비전은 우리나라에만 국한하지 않고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글로벌 비전이 돼야 한다. 즉, 세계가 같이 직면하고 있는 핵심 이슈의 해법을 이끌어내는 IT 비전이어야 한다. 그래서 세계적 에너지 문제, 환경과 기후 문제, 국가와 사회의 안전, 일할 기회 창출과 공정사회 구축 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개선할 수 있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그것도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마음에 와닿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나라도 우리의 `글로벌 IT 리더십`을 수용하고 우리도 진정한 글로벌 IT 경쟁력을 얻는다.

비전은 제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IT 관련 정부 조직이나 사회 시스템, 혁신 본능과 의지를 잊은 우리 IT 기업 체제는 이런 글로벌 리더십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새로운 IT 조직과 시스템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만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전략과 연계해 글로벌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안보 의지, 정치, 사회와 민주적으로 소통하며, 문화 다양성과 사람의 감성을 이해하는 것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우리 IT 비전이 국민에게 먼저 보여야 한다. 꿈을 선점하는 자가 성공을 얻는다.

김우봉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wbkim@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