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 `퍼스트 무버`로 도약 채비 시동…고부가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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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선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겠다는 태세다. 지난 1970년대 이래 `중동 신화`를 이룩하며 선진국 전선 제작 기술을 쫓아가기 바빴던 한국이 이제는 미국·프랑스 등과 굵직한 수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고부가가치 케이블 개발 투자도 이어지고 있어 중국 등 후발 주자를 따돌리는 추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각각 3위와 8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을 비롯해 일진전기 등 국내 전선 업계가 나란히 지난 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LS전선은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1135억원, 영업이익 4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배가량 성장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부터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만 2500억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세계 전력 시장의 중심지인 프랑스 전력청(EDF)의 225㎸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를 따내 저력을 과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 10조원 중 해외매출 비중이 70%를 넘어갈 것”이라며 “지난 2005년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뒤 7년 만에 거둔 성과이며 글로벌 1위가 목표”라고 전했다.

대한전선은 2분기 포함 올 상반기 매출액 9969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선방했다. 이 회사는 그간 경영난 속에서도 올초부터 중동·호주·러시아·미국 등 세계 주요 초고압 케이블 시장에서 수주를 이어가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배의 수주고를 올렸다. 물량 확대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 전체 매출액은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상회하며 내실을 다졌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전기동 가격 상승 및 예년 수준의 매출 증가세를 감안했을 때 오는 2015년이면 3조원 중반대의 매출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진전기는 지난 2분기 약 251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9.7% 성장한 수치다.

국내 전선 업체들이 앞으로 시장 지위를 강화하려면 고부가가치 케이블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을 바짝 추격중인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전선 선진국을 제치려면 기술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중 양국의 전선 기술력은 거의 좁혀졌고 일부는 중국이 넘어선 분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압 전선 기술력은 765㎸ 용량의 전선을 상용화한 수준이지만 중국은 이미 800㎸ 급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전선을 설치하는 노하우로는 한국이 5년 가량 앞선 상태지만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어 제작, 설치 기술력에 집중해 격차를 벌려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2분기 국내 전선업계 실적
(자료: 업계 종합)

국내 전선업계, `퍼스트 무버`로 도약 채비 시동…고부가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