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달 착륙` 닐 암스트롱 "우주 역사의 큰 별 지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미국의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암스트롱의 가족은 최근 관상동맥 협착 증세가 발견돼 이달 초 심장 수술을 받은 뒤 그 합병증으로 운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그가 정확히 언제 어디서 숨을 거뒀는지 알리지 않았다.

그의 가족은 성명에서 “암스트롱은 미국의 영웅”이라면서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서 또 우주인으로서 국가를 위해 자랑스럽게 봉사했다”고 강조했다.

암스트롱은 미국 오하이오주 워퍼코네타 출생으로, 10대에 비행사 자격증을 따는 등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비행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퍼듀대학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재학 중 해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에도 참전, 78차례의 전투비행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그는 한국전 당시 서울 수복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55년 대학을 졸업한 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 비행사로 활동했다. 1962년 미 NASA 제 2기 우주비행사로 선발돼 1966년 제미니 8호 지휘 조종사로 우주 비행을 시작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1969년 7월 20일 오후 10시 56분 20초(한국시각 7월 21일 오전 11시56분 20초) 아폴로 11호에서 내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찍고 인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5억2800만명의 세계인이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달 표면 `고요의 바다`를 밟았다. 당시 그가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밝힌 “이것은 한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첫 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소감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에드윈 올드린 주니어, 마이클 콜린스 등 동료 우주 비행사들과 함께 약 3시간 동안 달 표면에서 자료 수집과 실험을 했다.

암스트롱은 달 착륙 이후 4개월 뒤 두 동료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어 1971년에는 미국 평화봉사단 자문위원으로 방한하는 등 우리나라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는 달 착륙 이후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유명인답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았다. NASA에서 나와 우주 프로그램에 연합 행정관으로 일했으며, 1971년부터 9년 동안 신시내티대학교 항공우주공학 교수로 강단에 섰다. 1982년부터 11년간 컴퓨팅테크놀로지스 포 애비에이션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한편 NASA는 암스트롱의 죽음이 알려지자 홈페이지 첫 화면에 그의 사진을 게재해 애도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